-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 전문기자협의회 만나 복지부 입장 설명
- “복지부, 의대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실한 입장, 바뀔 여지 없다”
- “의료계 포함 각계 의견 지속 청취해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의 ‘제로에서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사실상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복지부는 제로에서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증원하지 않는 방안도 포함해 논의하자는 것인데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은 확정된 것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있어 이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고, 의대 정원 증원 이후 교육 여건의 개선을 위해 각 대학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복지부 정경실 의료정책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보건의료계 현안에 대해 설명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우선 정 정책관은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와의 지속적으로 협의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의료계에서 이야기하는 ‘원점 재논의’와 관련해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가 파행으로 끝나며 대한의사협회 양동호 협상단장이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양 단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0이라는 숫자에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보기로 해놓고 복지부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얼토당토않은 수요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정 정책관은 이에 대해 “(의료계와 의대 증원 협의와 관련해) 여러 가지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협상도 판이 깨질 것을 전제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런 전제를 통한 협상은 결론을 내놓고 하는 것인데 그럴 수는 없다”며 “복지부는 정책적으로 가야할 방향을 의료계에 잘 설명하고 최대한 이해를 구하는 자세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제로라는 것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여러 추계와 과학적 근거, 사회적 여건, 교육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하지만 반드시 증원은 해야한다는 전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정원을 2025년 입시 때부터 반영하겠다는 것도 앞서부터 여러번 밝힌 원칙이기 때문에 변함이 없다”며 “때문에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의료계의 제안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필요성을 인정한다고도 했다. 다만 지금 당장 기구를 만들어 의대 정원을 논의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정 정책관은 “의대 정원에 대한 기구를 만드는 방안은 복지부도 필요다고 생각하지만 기구를 만들기 위한 논의 시간도 필요한 만큼 지금 당장 그런 방식으로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대해 논의하고 장기적으로 수급추계를 정기적으로 하는 상시 기구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당장 공식적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민은 하고 있다”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교육 여건 개선과 관련해서는 정부 지원도 일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각 대학의 투자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정책관은 “의대 정원 증원할 때 단순히 2025학년도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어떻게 진행할 지 검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 역량과 여건 조사를 하면서 2026년도 이후부터 어느 정도 투자를 해야 증원 학생 교육을 할 수 있는지 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해 정부 지원이 일부 투입될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각 대학들이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 수요조사 후 실시 예정인 의학교육점검반 현장조사는 12월 내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 정책관은 “기본적으로 교육부가 대학평가 시 활용하는 지표들을 살펴보고 수요조사 시 대학으로부터 받은 투자 계획 등도 살펴볼 것”이라며 “다만 현장조사는 40개 의대를 모두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한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실있게 점검하면서도 가급적이면 신속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때문에 일단 각 권역별로 간담회를 진행해 현장조사 대학을 선정할 것”이라며 “늦어도 12월 내 최대한 마무리지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마련 중인 필수‧지역의료 확대 정책 패키지 중 의료계 관심이 가장 큰 사안 중 하나인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정책관은 “필수‧지역의료 확대 패키지 중 의료사고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는 (범정부 대응이 필요해) 총리실 주관 회의도 하고 당시 법무부도 참석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관련 의료사고 부담 완화에 대해 명확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외 다양한 처우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정책 피키지 전체 그림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정책관은 “의료현안협의체를 포함한 다양한 논의체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보건의료계 입장을 지속 확인할 것”이라며 “각계 의견을 지속 청취해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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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