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재헌 신임 이사장 “일차의료 강화해 중증 환자·보건의료비 급상승 줄여야”
- 의료전달체계 확립·주치의 제도 강화·일차의료특별법 제정 등 올해 추진 과제 밝혀
지난 10일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이와같이 발표했다. 지난 1일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된 그의 임기는 내년 2025년 12월31일까지다.
강 이사장은 현재 위기에 몰린 필수의료에 대해 지원대책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 지원으로 인해 일차의료들을 간과하여선 안 된다고 말하였다.
현재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응급의료체계 구축, 응급심뇌혈관질환 전문 치료역량 강화, 상급종합병원 중증진료기능 강화를 비롯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진료역량을 강화하고 분만이나 소아분야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강 이사장은 “단기적으론 이처럼 병원급에서 중증질환을 담당하는 전문의 확보와 지원이 현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일차의료기관에서의 1차 예방과 2차 예방으로 만성질환 발생을 줄이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 “대형병원에서 치료받은 이후에도 재발을 막으려면 투약과 생활습관 교정 같은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인데 역시 이때에도 일차의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한가정의학회는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2024년 첫 번째 추진과제로 주치의 제도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일차의료발전특별법’의 조속한 입법화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학회가 나서 재상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국회에서 발의돼 현재 계류 중인 본 법안은 총 12조로 이루어져 ‘일차의료가 대한민국의 의료체계 확립 및 지역사회에 정착·확산될 수 있도록 일차의료의 기능 정립 및 일차의료 발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회는 병원급 환자의 급증과 기능적 주치의 감소에 따라 지역사회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재의 의료환경에서 일차의료특별법 제정을 통해 올바른 일차의료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또 일차의료의 강화를 위해 필요한 가치 기반 수가제,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제, 커뮤니티케어 등 보건의료체계 개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가치 기반 수가제도는 의료진이나 병원, 지역사회의료계가 노력해 환자의 질병 개선이나 건강증진 등이 이뤄지면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말한다. 강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에서 가치 기반 수가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해서 솔직히 좀 놀라기도 할 정도로 반가웠다”며 “처방을 해야만 보상이 되는 우리나라의 수가체계에 변화를 줌으로써 좋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추가적인 보상을 한다면 이를 위해 더 많은 의사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추진과제로는 △가정의 역량 강화 △대한가정의학회 일차의료연구소 활성화 △공공의료와의 연대 강화 △일차의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정신질환에 대한 교육 및 연수프로그램 확대 △디지털 미래 의료 선도 등을 제시했다. 어려운 일차의료 현장을 개선하고 양질의 진료를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첫 번째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 의사들이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포괄적 건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두 번째는 일차의료 교육, 수련에 대한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 세 번째는 양질의 일차의료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수가체계를 제시하는 것. 네 번째는 지역사회에서의 양질의 일차의료 서비스를 위한 노력과 재교육이다.
강재헌 이사장은 “세계 각국의 여러 논문에서 보건의료비가 GDP의 10%가 넘어가면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미 10%를 넘어가고 있다”며 “보건의료비의 급상승을 막으려면 일차의료의 강화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양질의 일차의료야말로 중증응급의료체계를 떠받칠 수 있는 가장 우선돼야 할 필수의료의 주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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