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의대 정원 늘린다면…의료계 “돌이킬 수 없는 의료 파탄”

- 의협 이어 대개협도 의료협의체 끝장 토론 요구
- “젊은 의사들 가슴에 사직서 한 장씩 갖고 있다”

의대 정원을 추가한다는 방침을 굳혀버린 정부가 추후 그에 대한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의료계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적정 규모에 대해서 논의해보자고 요구하였고 대한개원의협의회도 의료계와 논의하여 결정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협의 없이 정원 규모가 확정이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의료 파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개협은 31일 “정부는 애초 단순 의사 숫자 비교 등 실제 의료 현장과 무관한 지표들만 들먹이며 마치 의대 증원 자체가 필수의료 해결책인 양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호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개협은 “지방의료원에서 고액 연봉에도 의사를 구할 수 없다고 의사의 악마화에 열을 올린다. 정작 그 이유는 관심조차 없고 바로 옆 병원에서는 더 적은 연봉에도 자리를 채우는 현실은 애써 외면한다”며 “치료 가능 사망률, 코로나19 사망률, 도시와 농촌 간 의사 차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고 OECD 기대수명 2위, 1인당 진료 횟수는 OECD 평균 2.5배라는 최고 수준 의료 상황은 보도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개협은 “의대 증원은 대한민국 발전 동력을 송두리째 삼켜버리는 거대한 블랙홀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발표한 이후 의대에 가장 많은 학생을 진학시킬 수 있는 곳은 명문고가 아닌 명문대 이공대학이라는 농담이 생겼다. 이는 농담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고 우수한 이공계 인력의 공동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필수의료 문제는 의사 숫자와 무관하다”며 저수가 구조와 의료소송과 형사처벌, 대형병원 환자 쏠림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특히 환자의 병원 선택권이 제한되는 유럽과 달리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환자가 병원을 골라서 치료받는 한국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면 “건강보험 재정이 급속도로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대개협은 “현재 정부가 우기는 의대 증원 낙수효과로 인한 필수의료 공백을 채우겠다는 얘기는 의대 교육 인프라마저 무시하고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대놓고 바닥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며 “공영 방송 토론이나 의료현안협의체 끝장 토론 등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 후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젊은 의사들은 정부의 폭주에 길들여진 의료 노예로 남느냐, 분연히 저항하며 일어나 대한민국 의료 생명을 유지할 것인가하는 기로에 서서 가슴에 사직서 한 장씩 갖고 있다고 한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의료 파탄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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