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용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게임 체인저 될까?

- 비강내 백신이 이종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보호를 제공하는 반면, 주사기를 사용한 백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
- 코로나19 백신 접근이 제한적이면서 변이가 유행하는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의료시스템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 기대

최근 미국 연구팀은 비강(콧속)으로 투여하는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팀은 백신 주사제에 비해 이 방식이 코로나19 변이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해 더 강한 면역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예일대학교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아키코 이와사키 면역학 교수와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비강내 백신이 이종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보호를 제공하는 반면, 주사기를 사용한 백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1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해외 학술지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주사형 백신은 전체 면역계에서 항체 생성을 유발하지만, 비강으로 투여하는 백신은 초기 감염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부위에서 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와사키 교수는 "바이러스에 대해 강한 강력한 면역 반응은 폐의 입구 부위에서 일어난다"며 "(해당 부위의) 점막에는 공기 또는 음식물 등을 매개로 전염되는 병원체와 싸울 수 있는 면역 방어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점막 조직은 병원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면역세포의 일종인 B세포를 생성해 항체의 일종인 면역글로불린A(IgA)를 분비한다. 연구팀은 전신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주사형 백신과 달리 점막에서 분비하는 이 IgA 항체는 코, 위, 폐의 점막 표면에서 국소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단백질 기반 백신을 대상으로 한 마우스(쥐) 실험에서 여러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노출시켰다. 시험결과 비강을 통해 백신을 투여받은 생쥐가 주사제를 통해 접종받은 생쥐에 비해 호흡기 인플루엔자에 더 큰 면역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비강용 백신은 표적으로 한 병원체뿐 아니라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부터 실험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현재 다른 동물 실험모델을 통해 여러 코로나19 바이러스 균주에 대한 비강 백신 효능을 시험 중이다.

이와사키 교수는 "백신 주사와 비강용 백신 모두 생쥐의 혈액 내 항체 수치를 증가시켰지만 비강 백신만이 생성된 IgA를 호흡기 바이러스가 숙주를 감염시키기 위해 머무르는 폐로 분비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비강용 백신이 사람에게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현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그리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함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비강을 통한 약물 주입 방식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호흡기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용이 간편해 향후 상용화시 경구용 치료제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근이 제한적이면서 변이가 유행하는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의료시스템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전 세계는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몰두 중
지난달에는 미국 샐바시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예방 비강 스프레이 '코빅실V'가 임상3상을 완료했다. 코박실V는 앞서 진행됐던 생체외(in vitro) 및 생체내(in vivo)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9% 사멸했다.

샐바시온은 지난 10일 국내 코빅실-V 생산기지 확보 및 물량공급 확대를 위해 전략적 투자사와 의약품(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갖춘 국내 상장 제약사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9월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 및 폭스바이오가 개발한 분무용 백신 후보 '폭스웰(pHOXWELL)'이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63% 낮춘 것을 확인했다.

8월에는 캐나다 새노타이즈의 분무용 코로나19 치료제 '에노비드'가 이스라엘서 긴급 승인을 받았다. 에노비드는 올 3월 영국 내 임상2b상에서 24시간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평균 95% 감소시키고 72시간 내로 99% 사멸했다.

7월에는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흡입용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재조합 코로나19 백신이 근육 주사용 백신 사용량의 1/5만으로 유사한 면역반응을 보였다.

지난 3월에는 캐나다 새노타이즈가 영국 임상2b에서 자사의 분무용 코로나19 치료제가 24시간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평균 95% 감소시키고 72시간 내로 99% 사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국내 기업도 흡입형 치료제 개발에 박차
국내에서도 셀트리온이 흡입형 항체 치료제 개발 관련 특허와 기술을 가진 미국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의 제형 변경에 나섰다. 양사는 호주에서 렉키로나의 흡입제형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2021년 안에 임상1상을 완료하고 임상2상을 진입할 예정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UI030(성분 부데소니드·아포르모테롤)' 임상2상을 허가받아 개발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4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방지 코 스프레이 치료제 'GLS-1200'의 임상2상을 승인받아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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