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택치료·자가격리 대상자들이 늘어나면서 원격의료 플랫폼들은 서비스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 한국 의료정보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커 관련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원격의료를 비롯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개선되며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병·의원 내 의료진과 병상 부족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재택치료 대상자를 모든 코로나19 확진자로 확대하는 ‘재택치료 의무화’를 시행했다. 원격진료를 통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재택치료·자가격리 대상자들도 늘어나면서 원격의료 플랫폼들은 서비스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닥터나우, 솔닥, 올라케어 등이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누적 원격진료 건수는 312만 6,630건이었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진료는 2월 2만 4,727건을 기록한 후 3월부터 월평균 10만 건을 넘어선 데 이어 10월 처음으로 누적 100만 건을 돌파했다.
◆ 솔닥, 누적 진료건수 5000건 돌파
원격진료 서비스 전문 기업 솔닥은 지난달 말 기준, 영유아·어린이 환자 대상 진료 건수가 누적 5000건을 돌파했다. 솔닥은 지난 7월 영유아·아동을 대상으로 한 피부건조증 진료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서비스 출시 3개월여 만에 월간 진료 건수가 302%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엔 전월대비 진료 건수가 76% 증가하는 등 영유아·아동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회사는 아토피 등 피부 질환 전반으로 영유아·아동 대상의 원격진료 서비스 폭을 확장할 계획이다.
솔닥은 “부모들 사이에서 영상 통화로 자녀의 피부 상태를 직접 보여준 뒤, 이에 맞는 처방을 받으면 집으로 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향후 서비스 폭을 늘려 다양한 환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라케어, 3개월만에 누적 10만건 돌파
지난 8월 출시한 올라케어는 3개월 만에 누적 앱 이용 및 진료 건수는 1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10월 기준 올라케어의 월간 실 사용자 수(MAU)는 4만명, 회원가입자 수는 2만명을 돌파했다. 특히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라케어에 따르면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여성들이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향후 복약 루틴 안내, 라이프스타일 헬스케어 등 환자의 평상시 생활습관까지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의료 구독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올라케어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인해 병원 내원을 꺼려 하는 등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비대면 진료 및 약배송’이 의료 전달 체계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업계 1위 닥터나우, 의료 비대면화에 가속화
원격진료 플랫폼 업계 1위 닥터나우는 메타버스를 이용해 의료 비대면화 가속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의료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플랫폼 내에서 의료진과의 단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이번 메타버스 플랫폼 진출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고도화를 기대한다”며 “재택치료 및 자가격리 대상자를 비롯해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
한국 의료정보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커 관련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명진 키메디 대표는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 선진 의료 기술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의학·의료 서비스 플랫폼이 논란 속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성형 미용정보 스타트업은 이미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K플랫폼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용 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2019년 12월 일본인 환자 유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강남언니 서비스를 출시해 8개월 만에 현지 플랫폼 중 가장 많은 고객 병원(500곳)을 확보한 1위 사업자가 됐다. 현재 일본인 사용자는 35만 명에 달한다.
강남언니를 서비스하는 힐링페이퍼의 홍승일 대표는 “일본 시장은 3개월에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며 “일본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이 덜 활성화됐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계획이 연기되고는 있지만 바비톡도 최근 유두호 이베이코리아 마케팅 실장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하면서 해외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신호택 바비톡 대표는 “해외 플랫폼 대비 바비톡이 가지고 있는 경쟁 우위는 한국이라는 선진 미용 의료 시장에서의 경험과 콘텐츠 자산, 그리고 한국 미용 의료 수준에 대한 해외 사용자의 긍정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미용 성형정보 플랫폼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급여 항목 대부분이 의료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 꼽힌다. 의사 출신인 홍 대표도 처음에는 미용 성형정보 플랫폼이 아닌 의료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환자·보험사·정부 등 지불 주체가 다양해 쉽지 않았다”며 “그나마 미용 성형의 경우 비급여이기 때문에 제한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비롯해 관련 의료 플랫폼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현재 국내 시장에는 여러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관련 시스템 구축과 제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이 다져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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