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5~11세에도 효과 있을까?... 임상 데이터 분석

- 백신 접종 연령은 어디까지 내려가야 할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접종 연령 확대를 원하는 정부도 5~11세 접종에 대해서는 신중
- 해외의 실제 접종 사례를 봐도 어린이 접종은 성인보다 안전한 편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연령대는 소아·청소년이다. 12월 9일 질병관리청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코로나19 특집 브리핑을 열었는데, 이날 이슈가 된 부분은 접종 대상인 청소년이 아니라 5~11세 어린이였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들이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고 사망 사례까지 발생한 탓이었다.



12월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사망자에 0~9세 1명이 추가됐다. 3세 미만 영아다. 이는 지난 11월 30일 처음으로 10세 미만 사망자가 발생한 뒤 이번이 세 번째다.

방대본은 "이번 사례는 3세 미만의 영아로 평소 의심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며 "전날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로 응급실 이송 후 응급실에서 사망한 이후 확진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또 "부모 중에 코로나19 확진 이력은 없어 현재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라며 "기저질환 또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연령은 어디까지 내려가야 할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접종 연령 확대를 원하는 정부도 5~11세 접종에 대해서는 신중하다. 이 연령대는 어린이용 화이자를 맞는다. 성인용보다 백신 용량을 대폭 줄인다. 어린이용 화이자 역시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별도의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2월 7일 백브리핑에서 5∼11세 백신 접종에 대해 "12∼17세 소아·청소년 접종을 준비할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문가 자문과 연구용역, 실제 접종 여부를 결정할 학부모 의사 조사 등 충분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없으며 해외 접종 상황도 충분히 살펴보면서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 예방효과는 확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그 효용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일단 미국 일부지역과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미 5~11세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가 이 대열에 가세했다. 어린이용 화이자를 허가했다. 호주 정부의 백신 자문그룹인 호주면역기술자문위원회(ATAGI)는 5~11세 어린이들이 8주 간격으로 성인 접종의 3분의 1 분량인 10mg(마이크로그램)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맞을 것을 권장했다. 호주의 어린이 접종은 2022년 1월 10일부터 시작한다.

ATAGI는 화이자 백신의 임상 데이터를 살펴본 뒤 5~11세 접종을 허가했다. 임상에는 5~11세 어린이 2268명이 참여했다. 이 중 1517명은 3주 간격으로 10mg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2번 접종했고 751명은 위약을 접종했다. 결과를 살펴보니 백신을 맞은 아이들은 16~25세에게 2번 접종한 뒤 얻은 항체 수치와 비슷했다. 아이들의 면역체계가 mRNA 백신을 맞아도 충분한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걸 뜻했다.


◆ 부작용은 성인에 비해 적어
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작용 부분은 어땠을까. 보통 부작용은 접종 2~3일 뒤에 많이 발생했는데 ▲팔 통증(접종 첫 주 약 70%) ▲두통(약 25%) ▲피로감(약 35%)이 생겼다. 임상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화이자 측은 "표본 크기가 희귀한 부작용을 감지하기에는 충분히 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얻은 예방효과는? 백신은 5~11세 아이들에게 90% 정도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백신 그룹에서는 3건의 코로나 감염이 생겼지만 위약 그룹에서는 16건의 확진이 발생했다.

해외의 실제 접종 사례를 봐도 어린이 접종은 성인보다 안전한 편이다. 500만명의 어린이가 1차 접종을 한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과학자들이 가장 몰두하며 따져봤던 부분이 심장근육 염증인 '심근염' 부작용이었다고 한다. CDC에 따르면 심근염 위험은 16~29세 남성에게 가장 높았지만 대다수가 빠르게 회복했다. 12~15세에서는 그 위험이 줄어들고 더 어린 나이에는 심근염을 부작용으로 겪을 가능성이 훨씬 낮을 거라고 결론 냈다. 실제 미국에서 5~11세 접종 뒤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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