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돌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휴진 권고에도 하지 않은 외과교수

의대 교수들, 휴진 권고에도 현장에서 진료 이어가
교수협의회,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결정
이도상 교수,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 현실성 지적

의과대학 교수들이 전국적으로 '주 1회 휴진'을 예고하는 가운데, 환자 치료에 대한 책임감을 떨치지 못해 진료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교수들이 여전히 다수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장인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가 휴진을 권고했지만, 암센터에서 예정된 대장암 환자 진료를 위해 그대로 남아 진료를 진행했다.



이도상 교수는  "정부 때문이 아니라 환자 때문에 남아있는 것"이라며, 수개월 전에 약속한 환자들을 저버릴 수 없었던 사정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내가 비대위원장이고 교수협의회장이지만 휴진을 지키지 못했다"며 "환자가 우선이기에 다른 교수들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는 의대 교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인한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와 비응급 수술의 휴진을 권고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들은 권고를 따르지 않고 현장에서 진료를 계속했다. 이 교수도 서울성모병원 외과의 '최고참'이지만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후 쏟아지는 업무를 피할 수 없었고, 다른 교수들도 상황은 유사하다. 젊은 교수들 중에는 한 달에 15일 이상 당직을 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피곤에 지친 목소리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데, 내가 그들을 저버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돌려보낼 수 없다"며 휴진을 피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 교수는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의 금요일 휴진 권고가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환자를 떠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를 더 오래 돌보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금요일을 선택한 이유는 그날이 외래 진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환자들에게 미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우리가 정부와 싸우려고 휴진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 이래야만 환자를 계속 볼 수 있고, 의사들도 쓰러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의 휴식이 환자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도상 교수는 이번 사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실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충분한 의학교육 인프라를 갖추지 않고 무턱대고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질의 의학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 교원 등의 인프라 구축이 우선인데, 정부는 먼저 의사의 수만을 언급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아니라 정부다. 빨리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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