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실험용이었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시장에서 철수

영국과 스웨덴 기반의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2021년 초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여 첫 백신으로 도입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연루된 부작용 논란과는 별개로, 주로 상업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월 영국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자사 백신이 매우 드물게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을 유발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3월 5일부로 유럽연합(EU)에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백스제브리아(Vaxzevria)의 판매허가 철회를 자발적으로 신청했으며, 해당 요청이 승인되어 EU 지역에서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회사는 향후 영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여 개발된 여러 백신들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백스제브리아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는 더 이상의 제조 및 공급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유럽에서의 판매허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옥스퍼드대학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탄생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임상시험을 시작하여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효과적인 예방 수단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과 같은 대안들에 밀려 수요가 줄어들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TTS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백신 특유의 부작용으로, mRNA 기반 백신에서는 드물게 보고되었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이 부작용과 관련하여 최소 81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심각한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피해자들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결정은 백신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의 개발, 그리고 부작용 논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이번 철수 결정이 TTS 부작용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백신 사업에서 발을 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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