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판 N번방' 논란…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의 충격적 실태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서 성희롱 논란
외국 남성 나체사진·정보 등 담긴 후기글 공유
성인 페스티벌 KXF 개최는 반대…‘이중잣대’ 비판도

지난 2020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N번방 성착취물' 사건은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 음란물이 생성, 거래, 유포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었다. 당시 가해자는 남성이었고 피해자는 여성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되며 성착취물 등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처벌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처벌 수위가 상향됐다.



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의 충격적 실태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회원 수 84만 4,000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가 '여성판 N번방' 사태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매일경제는 이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외국 남성과 매칭되는 데이트 앱에서 만난 남성들의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는 '후기글'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커뮤니티의 일부 회원들은 외국 남성들의 실물 사진을 올리며 성적 외모와 성기를 외설적으로 언급하고, 그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회원들이 공유한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라는 리스트에는 약 3페이지 분량의 미군 신상 정보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한 회원은 "(해당 리스트를) 백과사전처럼 만들겠다"고까지 밝혔다.

과거 사례와 이번 사태의 파장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도 여초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한국 남성들을 불법 촬영하여 성적으로 비하한 사건이 극소수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더욱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 때문이다.

여성 커뮤니티의 이중 잣대
이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은 최근 성인 페스티벌 KXF(2024 KXF The Fashion) 개최를 반대하며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KXF를 '성매매 엑스포'라 칭하며, KXF가 열릴 예정이었던 지방자치단체에 행사 중단 요청을 하는 청원에 동참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아예 한국에서 하지 말라는 뜻이잖아. 좀 알아들어라”, “꾸역꾸역 다른 지역 찾는 거 징그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XF는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로, 팬 사인회와 란제리 패션쇼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자체들과 여성단체들의 반대로 결국 개최가 취소됐다.

법적 문제와 전문가 의견
김승환 법률사무소GB 변호사는 "이들 행위는 명예훼손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것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질 경우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거짓 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위 'N번방'이라고 하면 남성이 가해자가 되고 여성이 피해자가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여성도 얼마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농락을 넘어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성을 매개 삼아 개인정보 유출 및 명예훼손을 한다면 비난과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이든 여성이든 스스로 이러한 성범죄에 가담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성판 N번방' 사태는 여성 커뮤니티 내에서의 이중 잣대와 온라인 성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형태의 디지털 성범죄는 철저히 조사되고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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