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수리될 각오로 나섰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 검토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내부 공지를 통해 전공의들의 복귀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애초에 사직서 수리될 각오로 나온 것 아닌가”라며 전공의들의 결의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사직서 쓰던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지금까지 유보됐을 뿐”이라며, 전공의들의 결심이 변함없음을 재확인했다. 또한 그는 지난 2월 20일의 집회를 회상하며 “딱 일주일!”을 외쳤던 그날의 결의를 상기시켰다.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다들 너무 잘하고 있다. 이런 전례가 없다”고 격려의 말을 전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해야 한다. 힘내자. (의대) 학생들도 우리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내부 공지에서 “내일 무언가 발표가 있을 것 같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며, 자신의 결심이 굳건함을 밝혔다. “저는 안 돌아간다. 잡아가도 괜찮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떳떳하고 당당하다. 부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은 그런 한 해를 만들어보자. 또다시 일주일”이라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전공의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결속력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같은 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집단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정책실 전병왕 실장은 “각 병원에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철회되면 병원장들이 전공의 상담을 통해 가능하면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여러 사정으로 더 이상 수련할 수 없다고 하면 사직 처리도 할 수 있다. 결정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결연한 복귀 거부 입장을 고려할 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이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관련된 논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존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공의들은 정부의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공의들의 단호한 입장과 정부의 정책 철회 여부에 따라 사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전공의들의 결속력이 강한 만큼, 정부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박단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전공의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은” 한 해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자신의 입장을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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