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주문이 2026년치까지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공지능(AI) 수요의 급증과 고성능 컴퓨팅(HPC) 및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에 TSMC는 최첨단 공정과 패키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17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7개 기업이 TSMC 3㎚ 공정을 사용한 반도체 생산 예약에 나서면서 TSMC의 향후 2년치 주문이 최대 생산 능력에 가깝게 들어차고 있다.
이에 TSMC는 3㎚ 파운드리 가격을 5% 이상 인상하고, 첨단 패키징(CoWoS) 가격도 10~20%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공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반기 3㎚ 주문이 강력해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5㎚ 역시 AI 수요로 비슷한 상황으로, 첨단 공정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고성능컴퓨팅(HPC)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늘면서 TSMC 3㎚ 공정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황위안궈 TSMC 수석 공장장 역시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 “올해 자사의 3㎚ 공정 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났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해외 공장 2곳을 포함해 국내외에 첨단 패키징 등 총 7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TSMC의 3㎚ 이하 첨단 공정뿐 아니라 TSMC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인 패키징 기술(CoWoS)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CoWoS는 실리콘 소재 미세 기판을 이용해 칩과 기판을 수평과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간 연결성을 극대화해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기술이다.
TSMC의 CoWos 최대 고객은 생산 능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엔비디아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CoWos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 뒤를 AMD가 잇고 있으며 브로드컴, 아마존 등도 TSMC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 경쟁하고 있다.
TSMC가 차세대 패키징 용량 확충에 열을 올리면서 올 3분기 TSMC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은 3만3000장(웨이퍼 기준)으로 전분기(1만7000장) 대비 약 94% 늘어날 예정이다.
대만 최대 CoWoS 시설인 주남 첨단 패키징 공장(AP6)의 설비를 확장하고 있는 데다 주남 공장 외에도 대만 내 여러 패키징 공장에 CoWoS 관련 장비를 올 3분기 안에 추가 도입해 생산 능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CoWos 생산 능력이 매우 빡빡하게 들어차, 가능한 한 빨리 용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런 부족 상황은 올해 말쯤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TSMC는 올해 첨단 패키징 분야에 32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장은 TSMC의 대대적인 투자 확대에도 첨단 패키징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TSMC의 첨단 패키징 공급량은 웨이퍼 약 53만장으로, 시장 수요(약 60만장)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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