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전문의 교육 시간 정량화해 지원... 미국식 '보호된 시간' 모델 검토"
전공의 대체 인력 인건비 지원은 배제... "이미 의료수가에 포함된 개념"
내년 예산안 반영 추진... "8월까지 윤곽 잡아야" 정부 서두르나
정부가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의 정경실 단장이 전문기자협의회와의 만남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도전문의의 전공의 교육 역할을 명확히 하고, 그들이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와 관련한 정부의 재정 지원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주요 방안으로는 ▲전공의의 업무량을 줄이고 대신 채용하는 인력의 인건비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 ▲전공의에게 직접 수련비용을 지급하는 방안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는 지도전문의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있다.
정 단장은 이 중 전공의 대체 인력 인건비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공의를 대신할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민간 병원의 인력 운영 비용은 이미 의료수가에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전공의가 '수련'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 단장은 미국의 '보호된 시간' 제도를 예로 들며, 이 시간 동안 전공의가 지도전문의와의 1대1 교육, 학술대회 참여 등 순수한 수련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모델을 찾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지도전문의 인건비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단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공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지도전문의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도전문의의 총 근로시간 중 전공의 수련에 할애한 시간에 대한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 단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교육에 투입해야 할 시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교육의 질이 일관되지 않고 때로는 교육인지 업무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 내년도 예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정 단장은 "복지부 내년 예산안에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관련 예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8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국가예산안에 윤곽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부의 계획은 전공의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도전문의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친 큰 변화를 의미하며, 실제 운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과제가 제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도전문의의 교육 시간을 어떻게 정량화하고 평가할 것인지, 병원별로 다른 교육 환경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환자 진료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정부, 그리고 환자들 사이의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의료 현장의 실정을 잘 반영하면서도 전공의들의 교육권과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질을 모두 보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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