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시범사업 통해 단계적 도입... "전공의 의존도 낮추고 전문의 중심 운영"
고난도 전문진료 비율 34%→50% 확대... 의료회송 수가 인상 등 협력체계 강화
"당직 수가" 신설·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의료 질 향상·수련환경 개선 동시 추진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전문의 중심의 병원 운영을 목표로 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2024년 7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을 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 방안의 핵심은 상급종합병원이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중증환자 진료에 특화된 의료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향후 3년간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을 5~15% 감축하고 대신 중환자 병상을 늘리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2024년 9월부터 시작되는 시범사업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병상 감축 비율은 지역 병상 수급 현황, 현행 병상 수, 중증 환자 진료 실적 등을 고려하여 병원별로 차등 적용된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환자 중 고난도의 전문 진료가 필요한 질병군 비율을 현행 34%에서 50%로 높이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희귀성 질병,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 치사율이 높은 질병 등에 대한 진료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인력 구조 개편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의와 진료지원 간호사(PA) 등 숙련된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상당 전문의 기준을 새롭게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전문의 중심의 병원 운영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응급진료 시스템 강화를 위한 '당직 수가' 도입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지역응급의료센터 기능을 하는 진료협력병원에 당직 수가를 건강보험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의료진의 대기 시간에 대한 보상을 제도화하는 것으로,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조치다.
의료 회송 체계 개선도 이번 방안에 포함되었다.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 간의 내실 있는 환자 의뢰·회송을 위해 의료 회송 수가를 인상하고, 진료협력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환자가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적시에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을 현행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 근무 최대 시간은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계적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또한, 전공의가 다양한 의료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수련'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방안에 대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은 의료계도 중요성을 공감하는 핵심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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