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자본잠식' 위기... 정부·지자체 긴급 지원 나서

하루 4억 적자에 완전 자본잠식... "올해만 1000억 자금 부족 예상"
대전·세종시 긴급 재난기금 지원... 대학 본부도 정상화 노력 동참
세종병원 차입금 부담에 의료대란 겹쳐... "정부 차원 재정지원 절실"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대학교병원이 개원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충남대병원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지자체와 대학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이 병원의 붕괴는 지역 의료체계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 대학병원들 역시 유사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어, 이러한 지원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대전광역시는 선제적으로 충남대병원에 재난관리기금 4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 자금은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장 의료인력 인건비 등으로 사용되었다. 대전시에 이어 세종시도 충남대병원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2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본부 차원에서도 충남대병원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대병원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김정겸 충남대학교 총장은 최근 병원을 방문해 의료대란 사태와 관련한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총장은 "대학 차원에서 병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충남대병원의 경영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5월까지 36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금이 이미 잠식된 상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본원은 148억원, 세종충남대병원은 220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에 차입한 500억원도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다.

현재 충남대병원은 하루 4억원, 월 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7월까지의 누적 적자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충남대병원은 회계상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전년도 기준으로 본원인 충남대병원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이며, 분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은 자본잠식률이 241%에 달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했다.

충남대병원의 재정 위기는 단순히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세종충남대병원 차입금 상환'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전공의 부재로 인한 수익 감소 등 의정 갈등의 여파가 겹쳐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차입금이 현재 충남대병원의 재무 상황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총 사업비 3617억원 중 73%에 해당하는 2629억원을 금융기관을 통해 차입했는데, 이 차입금이 코로나19 사태와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악성 부채로 작용하고 있다.

조강희 병원장은 "올해만 1000억원의 자금 부족이 예상되며 하반기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장기차입금 원리금 상환을 위해 추가로 500억원 차입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병원 측은 정부 차원의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부 지원은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긴급 자금 마련을 위한 은행의 추가 대출도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지급보증에 난색을 표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충남대병원의 재정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충남대병원의 위기는 단순히 한 병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충남대병원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 병원의 경영 정상화는 지역 의료 서비스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 지자체, 대학 등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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