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위기 심화... 레지던트 사직률 한 달 만에 73%로 급증

산부인과·재활의학과 80% 넘어... 필수의료과도 70% 상회
수련병원들 사직서 일괄 수리... 전공의 출근율 8.8%에 그쳐
의료 공백 우려 고조... "시급한 대책 마련 필요"

한국의 의료계가 직면한 심각한 인력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위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수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의 레지던트(전공의) 사직률이 한 달 만에 44.9%에서 72.9%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8월 26일 기준으로 레지던트 임용대상자 1만463명 중 7627명이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의료 시스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필수 의료 분야의 높은 사직률이다. 진료과별로 살펴보면, 산부인과가 82.3%로 가장 높은 사직률을 보였으며, 재활의학과(80.7%), 영상의학과(78.5%), 방사선종양학과(78.3%), 마취통증의학과(77.5%)가 그 뒤를 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심장혈관흉부외과(75.7%), 신경외과(75.1%), 응급의학과(74.3%), 소아청소년과(73.7%) 등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분야에서도 높은 사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직률 급증의 배경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는 전국 수련병원에 17일까지 사직 처리를 완료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많은 병원, 특히 지역거점국립대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기대하며 사직 처리를 보류했다. 예를 들어, 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은 당시 평균 사직 처리 비율(56.5%)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사직을 처리했다.

그러나 8월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전공의들이 "재취업 길을 열어달라"며 강력히 사직 의사를 표명하자, 많은 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하기 시작했다. 부산대병원 175명, 전북대병원 190여명, 전남대병원 225명, 조선대병원 107명 등 대규모 사직 처리가 이루어졌다. 또한, 8월 16일 마감된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을 앞두고 많은 병원들이 사직서를 일괄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의 결과로, 8월 27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단 8.8%에 불과했다. 전체 임용대상자 1만3531명 중 오직 1194명만이 출근한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전공의 이탈은 단순히 의료 인력의 부족 문제를 넘어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응급 의료 서비스의 축소, 수술 및 검사 대기 시간의 증가, 의료의 질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예상된다. 또한, 남아있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증가하여 추가적인 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악순환의 위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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