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간호사 채용 재개에 현장 목소리..."간호법 영향 과대평가 말아야"

"올해는 평년 수준 채용" vs "전담간호사 수요 영향"...현장 의견 엇갈려
내년 6월 간호법 시행 후 채용 확대 전망..."지방 인력 유출 우려도"
"진료지원 간호사, 전공의 대체 아닌 보완 역할"...정부 정책에 비판도

최근 대형병원들의 신규 간호사 채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의료계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간호법 통과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지만,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신규 간호사 채용 원서 접수를 시작했고, 서울아산병원도 곧 채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채용 인원을 조율 중이며,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다른 수도권 주요 병원들도 올해 신규 간호사 채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채용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간호법 통과 후 전담간호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간호사들이 전담간호사로 전환됨에 따라 신규 간호사 수요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장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서울권 대학병원 간호부 관계자 A씨는 "간호법 통과로 인한 전담간호사 수요 증가도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간호법이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 신규 간호사 채용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병동 통폐합 운영 중단, 진료량 유지 등 다른 요인들도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빅5병원' 소속 전담간호사 B씨는 "올해 상반기에 뽑기로 한 인원을 하반기로 미뤄서 뽑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병원은 평년보다 채용하는 인원이 적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해 간호법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들은 간호법이 시행되는 내년 6월 이후에는 진료지원(PA) 간호사 합법화의 영향으로 병원의 간호사 채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특히 병원이 진료지원 간호사로 전담간호사를 적극 활용할 경우, 경력간호사 중 일부를 전담간호사로 배치하면서 일반간호사 역할을 할 신규간호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B씨는 "수도권 대형병원이 전담간호사를 대폭 늘리면 지방병원의 전담간호사가 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래 인력이 적은 지방병원은 더욱 신규 간호사 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장 간호사들은 진료지원 간호사가 전공의나 인턴의 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A씨는 "진료지원 간호사는 전공의 수련에 방해가 되는 게 아니라 전공의 수련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C씨는 정부의 '전문의 중심병원'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부는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경험 많은 전공의가 중증환자를 잘 보는 전문의가 되는 것 아닌가. 현장을 좀 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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