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에 전국 병상 부족 심각, 위기의 투석환자 진료

- 투석 병원을 구하기 위해 수백 통의 전화를 걸다 가까스로 응급실 바닥에서 투석하는 사례도 나와
- 앞으로 의사 인력 보다 투석을 경험한 간호인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

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 일반 환자의 진료에도 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병상이 부족해 코로나19 확진자들 중 기저 질환 등이 있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투석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투석 병원을 구하기 위해 수백 통의 전화를 걸다 가까스로 응급실 바닥에서 투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 대학병원에 SOS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방역당국은 투석이 필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대학병원들에까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평택 박애병원, 용인 강남병원, 남양주 한양종합병원 등이 투석 특화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이외에도 충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울산대병원 등에 코로나19 투석환자 진료실 설치를 요청하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코로나19 투석환자 진료체계를 마련 중이다.


◆ 의료진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투석진료 현장에서 일할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등의 도움으로 대학병원에 투석전문 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일부 대학병원 외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신장학회에서 투석 특화병원 지원을 위한 인력을 모아주기로 했다. 현재 용인 강남병원에는 한림대병원, 평택 박애병원에는 서울대병원 인력들이 지원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학회에서 도움을 주기로 해서 복지부에서도 각 대학병원에 인력 요청 공문까지 보냈지만 (한림대와 서울대병원 외) 아직 연락이 없다”며 “현재 코로나19 환자들의 투석은 특화병원과 일부 대학병원 지원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다. 대학병원들의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투석 특화병원을 계속 늘리고 있고 여러 병원에도 코로나19 투석환자를 위한 진료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석 특화병원 지정 후 투석이 필요한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위해 24개 병상을 신설한 용인 강남병원은 외래환자를 위한 장비 26대를 추가 설치하는 등 코로나19 투석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강남병원 정영진 원장은 “코로나19 투석환자 진료를 시작한 지 이제 2주 정도라 아직 환자를 많이 보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입원투석환자 외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재택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환자 중 투석이 필요한 외래환자가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투석장비 26대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현재 한림대병원에서 하루에 한명씩 지원해주고 있어 기존 병원 인력들은 코로나19 입원환자 투석, 지원 인력은 외래환자 투석을 담당하는 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신장내과 교수들이 지원을 오기 때문에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간호인력 부족도 심각
하지만 정 원장은 앞으로 의사 인력 보다 투석을 경험한 간호인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원장은 “의사 인력은 대학병원 지원, 원내 내과의사들 지원 등으로 어떻게 해결하고 있지만 문제는 간호사”라며 “앞으로 코로나19 투석환자들이 더 많아지면 투석 경험이 있는 간호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투석 경험이 있는 간호인력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복지부나 대한간호협회 등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며 “결국 경험 없는 간호사를 교육시켜 투입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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