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경 서울의대 및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자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의료계의 중요한 전환기에 놓인 지금, 의협 내부에서도 대학교수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 등과 같은 사례가 증가하면서, 대학교수들이 의료계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의협 회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협이 달라져야 우리 의료가 바로 설 수 있다"며, "일개 대학의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것보다 의협이라는 큰 무대에서 주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직역이 모인 의협에서 넓은 시각으로 의료계를 파악해 좀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현재 의협의 모습이 아닌, 의사들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이번 보궐선거와 이후 의협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 출마의 각오를 밝혔다.

대학교수들의 의협 내 역할 확대와 그 한계

대학교수들은 의사 직역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적었다. 특히 의협 회장직과는 거리가 먼 편이었다. 지난 1995년 대한의사협회로 개칭된 이후, 현직 대학교수가 의협 회장에 당선된 사례는 없으며,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도 드물었다. 과거 2007년 35대 회장 선거에 김성덕 서울의대 전 교수, 2014년 38대 회장 선거에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 등이 출마한 사례가 있을 뿐이다.

현직 교수들이 의협 회장에 출마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로는, 의협이 그간 개원의 이익을 주로 대변해왔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의협 회장은 3년의 상근직이기 때문에 의대 교수와 겸직할 수 없다는 점이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김성덕 전 교수는 의협 회장 출마 당시 교수직을 사퇴할 의향을 밝히기도 했으며, 박종훈 교수의 경우에는 1년 임기만 수행하는 보궐선거였기 때문에 회장직을 마친 후 다시 대학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의료계 화합'을 강조하는 대학교수들의 출마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현직 대학교수들은 대부분 '의료계 화합'을 중요하게 강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개원의, 대학교수, 전공의 등 직역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필요한 리더십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8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종훈 교수는 "직역 간 갈등뿐만 아니라 직역 내부에서도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1년 임기의 의협 회장은 내부 갈등을 조율하고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덕 전 교수 역시 35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나서며 "개원가, 의학회, 전공의, 병협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위기에 처한 의협을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의협 모습이 아닌, 의사들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며 기존의 틀을 벗어나 변화와 개혁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직역들이 모인 의협이라는 무대에서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안을 통해 의료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