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논의가 여권 내부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인 진종오, 한지아 의원이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여당 내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한 의원 수가 7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익명으로 찬성 입장을 표한 한 명을 포함하면 최소 8명이 탄핵에 찬성한 셈이다.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수 있다.

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조기 퇴진 의사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진 이상 직무 정지를 위한 탄핵이 불가피하다”며 “탄핵은 현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 집행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계엄을 막아낸 정당이다. 그에 걸맞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내부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지난 4일 새벽 열린 국회 계엄령 해제 표결에서 친한계 의원 18명이 찬성표를 던져 계엄령 해제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한 대표의 입장 발표 직후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계와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한 대표는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탄핵 찬성을 채택하자”고 제안했으나, 친윤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중요한 발표 전에 의원들과 충분히 상의했어야 한다”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같은 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야 갈등 속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12·3 내란 진상규명 특검법’이 모두 가결됐다. 권성동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첫 본회의였지만, 여당 의원 일부가 당론을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김건희 특검법에서는 6명, 내란 특검법에서는 7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오후 5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표결에서 여당 내 이탈표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