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전용 커뮤니티, 항공 참사 유족 조롱 논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폭로" 의사 커뮤니티에서 유족 비하 댓글 확산
의대생들의 정부 의대 증원 반발 속, 참사 유족 모욕하는 글 등장
경찰, 유족 모욕 댓글 작성자 추적…107건 삭제·차단 조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된 유족을 조롱하는 글이 의사 및 의대생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서 게재돼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2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주공항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 끔찍한 인기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며 공분을 사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젊은 의사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의 캡처 화면을 공개하며,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내부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어머니를 잃은 20대 아들의 인터뷰 기사를 다룬 글이었다. 아들은 사고 현장에서 테트(응급처치)로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유족과 고인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여 학교를 떠난 것과 관련해, 국가고시 준비 자체를 휴직에 동참하지 않는 것으로 비난하는 댓글들이 있었다.


댓글 중에는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다"는 등 고인을 모욕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여기서 ‘감귤’은 수련병원에 복귀한 의사를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이와 같은 댓글들에 대해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중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오히려 반박하는 댓글들이 달려 논란은 더 커졌다. A씨는 "유족을 조롱하는 모습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폭로를 결심했다"며 "이런 사람들이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이 끔찍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 글이 널리 퍼져 유족을 조롱한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악성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관련 게시글과 댓글 107건을 삭제·차단했으며, 유족을 모욕하는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들 3명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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