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응시자 급감, 인턴 모집 완전 미달
의대 증원 반발 여파, 정부 불신 속 젊은 의사들 불참
대학병원 관계자 "퇴사한 인턴들 복귀가 유일한 희망"
오는 1월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2025년 상반기 인턴 모집이 참담한 결과를 예고하고 있다. 의정 갈등과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인턴 모집에 나설 의사들이 급격히 줄어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108개 수련병원에서 총 3356명의 인턴을 충원할 계획이다. 주요 수련병원은 가톨릭중앙의료원(218명), 서울대병원(164명), 세브란스병원(153명) 등이 있으며, 전남대학교병원(111명), 경북대학교병원(99명) 등도 예년 수준의 정원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올해 인턴 모집에 대한 분위기는 예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의대생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던 모집이 이번에는 지원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휴학을 선택하면서, 2025년 의사국시 필기시험에는 304명만이 접수했다. 이는 지난해 3270명이 접수한 것과 비교해 90% 이상 급감한 수치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의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364명이 원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전년도 응시자의 11.3%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의사국시 통과 후 인턴에 합격한 후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해 수련 현장을 떠난 젊은 의사들이 많지만, 이들의 복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2025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치명적인 결과가 나왔다. 3954명 정원에 대해 지원자는 314명에 불과해, 최종 선발자 수는 181명으로 전체 모집인원 중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모집 완료율은 5%에 불과했으며, 일부 지원자들은 대학병원 출신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한 자리 마련을 위해 지원자가 탈락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된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상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발표한 '전공의 등 미복귀 의료인 처단' 포고령은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정책이 젊은 의사들의 반감을 더욱 키운 상황에서, 의사국시 응시자 수의 급감과 인턴 모집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사국시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인턴 모집에 지원할 인원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합격한 인턴들이 대부분 퇴사했기 때문에 그들의 복귀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계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과 의료개혁에 대한 불만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젊은 의사들의 대규모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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