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브랜드, 허위 충전재 기재로 논란…환불 및 리콜 진행
패션업계, 사후 대처에 소비자 비판…전수조사 필요성 제기
공정거래위원회, 패딩 혼용률 허위 기재 조사 착수
국내 패션 및 유통업계가 ‘가짜 패딩’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브랜드가 '구스다운(거위털)' 패딩이라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오리털과 솜 등이 혼합된 패딩을 판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러 업체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국내 패션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자사 여성 캐주얼 브랜드인 나이스클랍에서 판매된 4개 제품에서 오리털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을 전량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 이후 생산된 모든 구스다운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덕다운(오리털)이 혼합된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제품을 공급한 협력사는 허위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고, 검증되지 않은 충전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지에프알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유통 중인 제품은 전량 회수할 예정이다. 환불 및 보상 안내는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회사 측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협력업체 선정 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전반적인 제작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충전재나 원자재의 구성과 함량을 허위로 기재한 부적격 상품들이 판매된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입점한 라퍼지스토어는 덕다운 패딩의 충전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퇴점 처리되었고, 인템포무드는 솜털과 깃털의 혼용률 문제로 전량 환불을 진행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후아유 브랜드에서는 거위 털 80%로 만든다고 광고한 구스다운 점퍼가 사실은 거위 털 30%로 제작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이랜드월드는 "품질 보증을 신뢰하고 자체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점이 문제였다"며, 품질 관리 체계 개선을 약속했다.
신세계 계열의 보브와 지컷에서 판매된 구스다운 점퍼는 광고와 달리 거위 털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신세계는 해당 제품군에 대한 전량 판매 중단과 리콜을 실시했다.
보브와 지컷은 2024년 겨울 시즌에 생산된 9개 제품과 4개 제품에 대해 리콜과 환불 조치를 진행했다. 신세계톰보이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패션업계는 가짜 패딩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자체 점검에 나섰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후약방문식 대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패딩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패딩 혼용률 오기재 사태와 관련해 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기명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