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도입 결정…의료체계 정비 시급

- 경구용 치료제를 늦지 않게 처방하고 투약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부터 정비해야
- 재의 의료체계로는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게 파악한 후 적기에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하기 힘들어

지난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함으로써, 드디어 국내에도 먹는 치료제가 내년 1월 중순이면 도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의료붕괴’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경구용 치료제를 늦지 않게 처방하고 투약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계약

그동안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10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60만4,000명분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경구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 머크(MSD)의 몰루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도입되는 화이자 치료제는 식약처의 적응증 승인 사항과 의사 처방에 따라 투여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세부적인 투약지침은 의료계와 협의해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국산 항체치료제의 적극적인 활용과 경구용 치료제 신규 도입을 통해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의 입원과 사망 감소 그리고 의료방역체계의 유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택 환자들이 불편함 없도록 치료제 공급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 의료체계 정비의 필요성
그러나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5일 이내 투약해야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일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려면 의료체계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의료체계로는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게 파악한 후 적기에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7,000명씩 발생할 때도 역학조사 인력 부족으로 재택치료나 병상을 배정하는데 며칠씩 걸리고 있다”며 “하루 1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와도 고위험군을 선별해서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진단과 투약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외래 진료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쉽지 않다”며 “독감 유행이 심할 때 3개월간 300만명 정도에게 타미플루가 처방된다. 이때 전국 모든 소아청소년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환자들이 1~2시간씩 대기하면서 진료를 받아야 간신히 감당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지금처럼 선별진료소나 일부 호흡기클리닉을 운영하는 상황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대부분의 외래 진료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 하고 재택치료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의료체계를 정비하지 않으면 경구용 치료제가 효과적으로 투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봐도 지금보다 확진자가 줄진 않을 것이 자명하다. 이제는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률과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따라 유행 규모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게 방역 조치를 맞춰 나가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상황에 따라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예측하고 준비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방역 관계자)

한편 식약처는 머크(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루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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