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TAVI 시술’ 시 서명 도용 의혹 제기된 대학병원에 진상 규명 촉구
- 타비 시술에서 통합진료는 환자의 안전과 합리적 치료를 지키는 최소의 장치
-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향후 강력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
지난 30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대동맥 판막 시술 관련 흉부외과 전문의 서명 도용, 사문서 위조 의심 사건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의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 타비) 시 흉부외과 전문의 서명 도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실 확인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더해 서명 도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서울성모병원을 TAVI 시술 기관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그동안 심장 판막에 어떤 이상이 생기면 가슴을 연 뒤 인공 판막을 넣는 외과적 수술을 많이 해 왔다. 그러다 10년 전부터는 의학 용어로 'TAVI 시술'이라고 부르는 허벅지에 아주 작은 구멍을 낸 뒤에 혈관을 통해서 인공 판막을 심장까지 밀어 올리는 시술을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심장을 다루는 치료법이고, 이 방법이 모든 환자한테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닌 이유로 현재는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전문의의 동의 아래 시술하도록 당국이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이 정부가 정한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심지어 진료기록까지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학회는 “최근 SBS 보도로 알려진 서울성모병원의 ‘타비 시술 관련 흉부외과 전문의 서명 도용, 사문서 위조 사건’에 대해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유일한 기간 학회로서 부끄러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학회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심장의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판막에 대한 물리적 치료를 시행 않을 경우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표준치료는 수술적 치료이며 최근 타비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그러나 타비 시술은 고 위험 시술로 실패할 경우 생명을 잃거나 비가역적인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정부 부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흉부외과학회, 심장학회 등 전문가 단체는 타비 도입 초기부터 치열한 논의를 거쳐 시술 자격과 치료 기준 등을 규정해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그 대표적 기본 절차가 흉부외과-순환기내과 통합진료다. 통합진료를 통해 환자는 수술과 시술에 대한 정보를 의료진으로부터 제공받고 환자의 권리를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전문가는 토론과 논의를 통해 시술의 안정성과 효용성을 증진시킬 수 있었다. 즉, 타비 시술에서 통합진료는 환자의 안전과 합리적 치료를 지키는 최소의 장치였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런 측면에서 서울성모병원의 타비 시술 흉부외과 전문의 서명 도용, 사문서 위조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정부 부처, 전문가, 심평원 등의 노력으로 만든 절차적 장치의 신뢰에 큰 위해를 가했을 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절차적 장치를 결국 ‘대필 서명지’로 만든 것은 가볍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의료진에 생명을 맡겨야 하는 비대칭적인 상황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서명을 도용하고 사문서를 위조해 환자 및 보호자를 기만했다”며 “동료 전문가의 의견을 통합해 이뤄져야 할 절차가 개인의 이기심으로 오용돼 환자, 정부, 전문가 합의 하에 만들어진 통합진료가 유명무실화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회는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법적 조사 시행 ▲보도 내용이 사실인 경우 관련된 모든 건에 대해 보험급여를 환수하고 사법 절차 진행 ▲타비 시행기관에서 퇴출 ▲대상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와 피해 보상 ▲타비 시술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통합진료에 대한 보안 강화책과 통합진료 확대 ▲대한심장학회의 철저한 자체 조사 ▲논의 중인 타비 급여 확대 재검토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학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향후 강력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며 “이번 사건이 결국 의료인들만 알고 있는 비밀로 남기를 바라지 않는다. 어렵게 구축한 통합진료 시스템이 환자의 입장이 아닌 의료인의 편의적 이유로 사라지는 역설적 결론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에서 타비 시술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절차와 전문가의 의견의 통합이 없는 경우 결국 제도의 그늘 아래 환자의 희생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한번 강력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적절한 조치를 흉부외과학회 이름으로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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