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코로나19의 빠른 확산 속도에 대응하고자 지난 3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하면서 이제는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밀접접촉자가 아니면 신속항원검사(RAT)를 먼저 받아야만 하도록 검사체계에 변화를 주었다.

◆ 환자 보호자의 PCR 검사...높은 비용 부담에 고통
그러나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가동하자마자 시작부터 문제가 터져 나왔다. 바로 환자의 보호자 마저도 ‘PCR 우선 검사 대상자’에서 빠진 부분. 현재 병원에서 간병을 위해서는 보호자도 필수적으로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지만, 현 체계 하에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일반인처럼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야만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자비 PCR 검사를 받으려면 8만~12만원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암 환자 보호자로서) 2주에 한 번씩(입원을 위해 병원에 같이 가는데) 한 달이면 20만원, 1년이면 240만원을 PCR 검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환자가 입·퇴원을 반복할 때마다 함께 가려면 매번 PCR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돌보려 고용된 간병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일부 병원에서는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병원 내 선별검사소에서 받을 수 있던 보호자에 대한 PCR 검사도 “외부 기관에서 받아오라”며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PCR 검사를 해주는 외부 기관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불평도 제기됐다.

이들은 “PCR 검사 비용으로만 연 수백만 원을 지출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 신속항원검사와의 비용 차이...형평성 문제
또한 PCR 검사가 유료로 전환되면서 신속항원검사와 비용 부담 차이로 인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는 선별진료소는 무료로, 호흡기 전담 클리닉이나 지정 동네 병의원에서는 진찰료 5000원을 부담하면 받을 수 있지만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일 경우, 추가로 PCR 검사를 받으려면 10만원 안팎을 자비로 내야 한다.

◆ 대책 마련에 나서는 정부
이에 정부는 환자 간병인·보호자처럼 정기적으로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검사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7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나 보호자는 최근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검사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풀링검사 등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