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서류로 병원을 개설하고 의사를 고용해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면서 직접 수술까지 한 의료기기 판매업자가 적발됐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무장병원 운영 사례 등 의약분야 불법행위 9건을 형사입건하고 5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을 위한 수사팀을 신설한 이후 1년여 만이다.

경기도 특사경에 따르면, 의료기기 판매업자인 A씨는 의사를 고용해 비뇨기과의원을 개설했다. A씨는 의사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인데도 수술실에 들어가 고용한 의사와 함께 직접 환자를 수술했다. A씨가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참여한 수술은 총 65건이다.

A씨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부당 수령한 요양급여비는 33억원에 달한다. A씨는 의원 수익금 12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인형 사무장병원을 개설해 불법으로 요양급여비를 타낸 사례

부동산업자 B씨는 의료법인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개설했지만 운영이 어려워지자, C씨에게 이를 팔았다. C씨는 가족을 병원 직원으로 채용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고 가짜 간병인을 서류에 올려 간병비를 지급한 후 수고비를 제외하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법인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가 지난 2007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부당 수령한 요양급여비는 630억원에 달한다.

또한 D씨는 투자하던 요양병원이 폐업하자 투자금을 모아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후 투자자들과 그 배우자들을 법인 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투자수익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D씨가 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요양급여비는 총 124억원이다.

◆약사를 고용해 면대약국을 개설한 사무장들도 덜미를 잡히다.

사무장 E씨는 고령의 약사를 고용하고 주 3일 출근하는 약사를 대신해 의약품을 조제·판매했다. 또 다른 면대약국 사무장 F씨는 개설 약사의 명의로 제약회사에 외상으로 의약품을 구입한 후 80회에 걸쳐 의약품 도매상에 3억6,000만원 어치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명의를 대여했던 개설 약사는 의약품 채무 등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조작해 환자를 유치한 한의사 적발

한의사 G씨는 환자에게 실손의료보험금 청구가 불가능한 경옥고나 공진단 등의 한방약을 처방한 후, 보험 청구가 가능한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약 3,000건의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환자를 유치하면서 환자들이 보험금 약 2억6,000만원을 편취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법에 따라 사무장병원 운영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면대약국 운영자는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비도 전액 환수 조치된다.

경기도 특사경 김민경 단장은 “사무자병원 의심 기관에 대한 제보, 행정 수사, 수사 의뢰, 형사 입건과 수사의 효과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보건복지부, 공단, 시·군·구 보건소와 더욱 긴밀한 협업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도민 건강권과 공정한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수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