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반 학생이 ‘틱톡’에 12초 영상 올려
- 몇 년 전부터 제기되던 교권 추락 문제, 절정에 달해... 대책 마련 시급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 중 교단 위에 드러누워서 여교사를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26일 ‘틱톡’에 처음 게시된 후 다른 SNS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빠르게 퍼졌다.
12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는 한 남학생이 수업 중 교단에 올라가는 것에도 모자라 수업 중인 여교사 옆으로 드러누웠다. 곧이어 자신의 휴대폰으로 여교사의 모습을 사진 촬영하기도 했다. 교실에는 다른 학생들도 많았고, 이를 지켜보던 같은 반 남학생은 "와, 쟤 XXXX네"라고 욕설을 내뱉었고, 다른 학생은 "○○아, 그게 맞는 행동이냐"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그를 제지하는 이는 없었고, 일부 학생들은 해당 모습을 보고 웃으며 이에 동조하기도 했다. 촬영 당하는 교사도 이 상황을 무시한 채 수업을 계속 진행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틱톡 계정에는 같은 학교 같은 반으로 추정되는 교실에서 수업 중 한 남학생이 상의를 벗고 여교사에게 장난스럽게 대답하거나 말을 거는 영상도 있었다.
영상을 올린 이 반 학생은 “친구가 수업 중에 앞으로 나가서 눕기에 그 상황이 재밌어 (틱톡에) 올렸다”며 “학교에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자 학교 측은 영상을 내리도록 조치한 상태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학교가 엉망이 됐다”, “한국이 맞나”, “교권이 무너졌다”, “이게 학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도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총 2269건이 발생했고 이 중 학생에 의한 침해행위가 2098건으로 92.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전국 교원 10명 중 6명이 하루 한 번 이상 학생들의 수업 방해·욕설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권 침해와 교육활동 방해가 갈수록 증가하며 피해 교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에서 입법을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수업 방해 학생으로부터 교권과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교원지위법)을 지난 18일 대표 발의했다.
발의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교원은 교육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만 돼 있어 교육활동이 학생의 생활지도를 포함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았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에는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의 학생부 기록’, ‘교권 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조치’ 등이 신설됐다. 기존에는 학생 간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생활기록부에 남겼는데 앞으로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경우에도 생활기록부에 남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교장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문제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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