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연내 국내에 상륙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최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애플은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위해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카드는 이와 동시에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 및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페이는 실물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앱에 저장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삼성페이' 서비스와 유사하다. 현대카드는 대형 카드 가맹점 위주로 애플페이를 시범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2014년에 출시된 후 70여 개 국가에서 이미 서비스 중이지만 국내에는 도입되기 어려웠다. 국내 카드 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마그네틱 보안 전송(MTS)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단말기와 호환되기 때문이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는 300만개에 이르지만 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약 6~7만개 수준에 그친다.

현대카드와 애플의 '제휴설'은 과거부터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현대카드는 그럴 때마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을 고수했지만 최근에 간편결제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애플 역시 지난 4월 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일본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맡을 간부급 인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면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에 무게가 실렸다.

일각에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서비스될 경우 삼성페이의 독주체제가 막을 내린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페이의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애플페이를 통해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지도 관심이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5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특히 8개 카드사 중 만년 5위였던 롯데카드가 같은 기간 1772억원을 벌어들이면서 현대카드를 앞지른 상황이다. 롯데카드가 현대카드를 따돌린 건 2013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다만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는 애플페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