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예방과 대응 전반적인 부분은 결국 또 의료기관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으로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증상이 유사한 코로나19와 독감 환자들의 경우 의료진의 경험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며, 경험을 통해 두 증상 환자들을 적절히 분류하고 알맞은 치료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15일 오전 질병청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 발생 동향과 그 대응 계획을 밝혔다. 질병청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과거 2년간 유행이 없었던 계절 인플루엔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에는 평년과 다르게 이례적으로 7월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감염의심환자)가 증가하면서 36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외래환자 1000명 당 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이 되는 4.9명에 근접한 수치이다.

질병청은 이미 인플루엔자 유행을 보다 빠르게 감지하기 위하여 지난 절기에 기준이 되었던5.8보다 기준을 낮춰서 4.9를 적용해 인플루엔자 감시체계의 민감도를 높힌 상황이다. 질병청은 “올해 2분기 이후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지난 2년간 인플루엔자 유행이 없었기에 인구 집단 내 자연면역이 낮아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올해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질병청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대응계획으로 예방접종, 항바이러스제 처방 지원, 감시체계 운영, 예방활동 안내 및 홍보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방접종은 생후 6개월부터 만13세까지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와 같은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오는 21일부터 전국 2만여개 위탁의료기관 및 시군구 보건소에서 진행된다.

또한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경우 신속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위해 이번 절기는 지난 절기보다 1개월 빠른 10월부터 고위험군 대상으로 검사없이 항바이러스제 처방시 급여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10월 이전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다면 이 즉시 요양급여가 인정된다.

특히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있기에 진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외에도 인플루엔자를 함께 고려해 발열 및 호흡기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발열성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매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인플루엔자는 조금 더 갑작스럽게 발열과 호흡기질환이 시작되고 코로나19는 다소 경미한 증상에서부터 시작해 발열이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과를 보이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별하는 것은 사실 용이하지 않다"며 "의료진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두 질환을 진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또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감시체계는 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으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 인플루엔자는 개인차에 따라 고열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의료진 판단하에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