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향한 소행성 막아라’ 지구 1100만km 떨어진 곳에서 우주선 충돌 실험 성공

- 자동항법장치로 목표로 한 소행성에 정확하게 충돌
- 충돌 직후 발생하는 현상 및 궤도 수정 여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으로 관측
- 10월 중순부터 궤도 변경 조사... 빠르면 연말에 결과 확인 가능

지난해 11월 나사가 발사한 우주선이 1100만km를 날아가 목표로한 소행성에 정확하게 충돌하는 것에 성공했다. 영화 ‘아마겟돈’, ‘딥임팩트’, ‘돈룩업’ 등에서 발생하는 소행성의 위협에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요격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아직 완전한 성공은 아니다. 정확히 충돌에는 성공했지만, 소행성의 궤도 수정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26일 오후 7시 14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 우주선이 근지구 쌍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인 디모르포스에 충돌시키는 ‘쌍소행성궤도변경실험’(DART)을 진행했다.

이번 임무는 탐사선(운동역학 충돌체)을 인공적으로 소행성을 충돌시키는 기술을 얻고, 충돌을 통해 소행성의 질량, 구성성분, 내부구조 등을 조사해 앞으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긴급 상황에 대비할 기술을 얻기 위해 이뤄졌다.

우주선 충돌에 따라 현재 소행성과 우주선의 잔해가 발생하면서 현재 ‘인류 최대 망원경’인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을 이용해 충돌 직후 일어나는 현상을 관측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우리나라(한국천문연구원),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각국의 연구진이 참여해 지상 망원경으로 디모르포스의 궤도 변화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르면 연말께 우주선 충돌에 따라 얼마나 소행성 궤도가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60m의 소행성으로 자유의여신상(93m) 보다 크다. 디디모스의 주위를 지구와 약 1100만km 떨어진 곳에서 돌고 있다. 다트 우주선에는 미국 존슨 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미사일 유도 알고리즘을 활용해 만든 소형 자동 실시간 항법 장치가 탑재됐다. 지구와 통신없이 스스로 비행궤적을 결정해 초당 6.1km의 속도로 소행성과 충돌했다. 충돌 직전 다트 우주선에서 나온 이탈리아 우주국의 초소형위성(큐브셋) 리시아큐브가 충돌 장면을 촬영했다.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실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험을 통해 소행성과 우주선 잔해의 분포 모습, 디모르포스와 같은 유형의 소행성의 구성성분 등을 확인하는데 필요한 연구로 쓸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를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 등이 지상국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Net) 망원경 등을 이용해 궤도 변화를 추적할 예정이다.

이번 다트 임무에 한국천문연구원 소속으로 참여한 이희재 박사는 “디디모스를 돌고 있는 디모포스가 앞뒤로 지나가면서 나타나는 빛의 량(광량)의 차이를 분석해 공전 주기를 알아내 실제 궤도 변경이 이뤄졌는지 알아낼 수 있다”며 “10월 중순부터 천문연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프리카 각지의 지상 망원경을 이용해 디모포스 궤도 변화를 확인하면 연말이나 내년 초께 정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사는 현재 지구 3,000만 마일(4,830만 km) 이내의 소행성이나 혜성을 '지구 근접치'(NEO)로 관리하고 있다. 약 2만 6,000개의 소행성이 파악되고 있지만 지금은 물론 다음 세기까지는 지구를 위협할 소행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NEO 중 하나인 디모르포스·디디모스 쌍 소행성도 지구로 향해 충돌할 가능성은 없으며, 이번 결과로 궤도가 변경되어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EO 중 1만 개 가까이는 지구에 충돌 시 1~2km의 충돌구를 만들며 대도시를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지름 140m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고, 이 중 2,200개는 지구에서 750만 km 이내로 접근해 '잠재적 위협 소행성'(PHO)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파악된 소행성 중 지구를 위헙할만한 소행성이 없다는 것으로, 140m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지구 근접 소행성이 1만 5,000여 개가 넘을 수 있다는 통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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