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만km 떨어진 축구장 크기 소행성 궤도 변경... 공전주기 32분 단축
- NASA “인류의 지구방어 분수령... 수년간 상상해온 일이 현실이 됐다”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서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한 ‘지구방어실험’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11일(현지 시각)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결과,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의 궤도 변경을 확인했다며 인류가 처음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워싱턴DC 본부 브리핑에서 “DART가 (소행성 공전 주기를)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공전주기 단축 시간은 당초 NASA가 실험 성공 수치로 설정하고 예측한 10분보다 큰 32분으로 측정돼 지구 방어실험의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
넬슨 국장은 "이것은 행성 방어를 위한 분수령이고 인류에게도 분수령의 순간"이라며 "NASA가 행성의 수호자로서 진지하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DART 프로그램 담당 과학자인 톰 스태틀러는 "우리는 수년 동안 이것을 상상해왔고 마침내 현실이 됐다"고 기뻐했다.
작년 11월 말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자판기 크기의 DART 우주선은 지난달 26일 지구에서 약 1,120만㎞ 떨어져 있는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에 시속 2만 2,530㎞(초속 6.25㎞)의 속도로 충돌했다.
지름 160m 축구장 크기의 다이모르포스는 그리스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한다. 앞서 연구진은 이번 충돌로 10분가량 공전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데이터 분석 결과 32분 단축이 확인됐다.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는 지구에 4천800만㎞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 근접 천체(NEO)로 분류돼 있지만 지구충돌 위험은 없으며, 이번 충돌실험으로도 그 가능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NASA는 전했다.
이번 결과는 실험실 내 충돌 실험을 통해 마련한 컴퓨터 모델을 개선해 지구 충돌 코스로 다가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약 6천600만년 전 공룡시대를 마감한 것과 같은 소행성 충돌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주선을 운동충격체로 활용해 충돌 코스의 궤도를 바꿔놓는 방안이 가장 많이 연구되고,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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