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한 달 만에 16억 1,000만 달러 흑자 전환

- 수출 23개월 만에 감소 전환... “중개무역순수출 둔화영향”
- 상품수지 90억 달러 축소... 소폭 흑자에 그쳐

올해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6억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85% 가까이 급감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가운데 수입은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수출과 수입의 격차)가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8월 이례적으로 30억 5,000만달러 적자를 낸 뒤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다만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1년 전과 비교하면 88억 9,000만달러 줄었다.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가 소폭 흑자를 내는 데 그친 영향이다.

실제 지난 9월 상품수지는 4억 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1년 전(95억 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는 90억 6,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하는데, 9월에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수입은 큰 폭 늘면서 흑자 규모가 급감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7% 줄어든 570억 9,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2020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관수출은 석유제품,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중계무역순수출 둔화 등의 여파로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51.3%, 승용차는 34.9%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 ‘대들보’인 반도체는 5% 줄었다. 화공품과 철강제품 수출도 각각 2.7%, 16.5%씩 감소했다.

수입은 565억 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확대된 영향이다. 수입은 21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 수입이 25.3% 늘었다. 원자재 중에서도 가스와 원유 수입이 각각 165.1%, 57.4%씩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은 수송장비(23.7%), 반도체(19.2%) 등을 중심으로 10.6%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도 13% 늘었다. 이 중에서도 곡물(38.1%), 승용차(24.2%), 직접소비재(15.7%) 등의 수입이 확대됐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3억 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은 1년 전보다 2억 8,000만달러 커졌는데, 이는 운송수지 흑자폭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운송수지의 경우 11억 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1년 전보다 흑자폭이 7억 2,000만달러 줄었다. 컨테이너 시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9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8.9% 떨어졌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8억 4,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배당수입 증가에 힘입어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7억 1,000만달러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 8,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5억 9,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7억 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억 7,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억달러 줄면서 2020년 3월 이후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14억 9,000만달러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해외 주식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감소 전환했으나, 채권투자는 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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