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공공병원 중 5곳 임금체불 위기
- 코로나19 전담병원 해제 이후 환자 안 돌아와
코로나19의 대응은 공공병원에서 시작됐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는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시기 중국 우한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교민들을 검사하고 의심환자를 선별하는 일에도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투입됐다. 2020년 3월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 중 절대 다수는 지방의료원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기관 대비 공공병원 수가 5%에 불과할 정도로 공공병원의 비중이 매우 적은 나라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중 공공병원이 수행한 역할은 상상을 초월했다. 코로나19 환자 대다수가 이곳을 거쳐갔고 많은 국민들의 인식 속에 공공병원의 존재가 자리잡게 되었다.
올해 초 시작된 오미크론의 유행으로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줄어들며 5월부터는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이 전담병원에서 해제되었다. 그러나 그 뒤 코로나19 환자를 돌봤던 공공병원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게 들려오고 있다.
경기도의료원소속의 포천병원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기준 하루 외래환자 수는 600~800명이었다. 입원 실적을 가리키는 지표인 병상 가동률은 꾸준히 90%를 웃돌았다. 주중에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보통 월요일에 입원하기 때문에 월요일이면 20명씩 입원 대기가 걸려 있었다. 경기 북부는 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된다. 경
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은 오랫동안 포천시에 있는 유일한 종합병원이었다. 지금도 20~30분 거리에 민간병원이 하나 더 있을 뿐이다. 긴 시간 이 지역 주민들이 애정을 가지고 이용해온 병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2년간 코로나19 이외의 진료가 멈춰 섰던 포천병원에 환자들의 발길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고 있다. 5월 전담병원 지정 해제 당시 0명이던 외래환자 수는 하루 300명 수준까지는 빠르게 회복되었지만 이후 정체 상태다. 백남순 원장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 관계가 깨진 탓”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포천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환자만 받는 줄 아는 지역 주민도 적지 않다. 포천에 있는 14개 면사무소마다 현수막도 걸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과거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포천병원만이 처한 상황이 아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집계에 따르면 지방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은 8월 40.6%에 그쳤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병원들의 수술 건수는 2019년과 비교해 평균 약 44% 감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방의료원이 2019년 병상 가동률까지 복구되는 데에는 4.3년(52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경기도의료원 소속 6개 병원 가운데 5곳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임금 체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서울 소재 공공병원 중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병원 전체를 비웠던 전담병원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은 “정치적인 타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의료원 소속 병원들은 현재 적자가 매출의 50% 수준이다. 6개월 동안 나오는 손실보상금은 피해 규모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이다. 지금의 위기는 병원이 자초한 것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이 있으니 우선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공공병원을 지원해줘야 한다. 그렇게 기초체력을 회복한 뒤에는 공공병원도 경영개선 등 쇄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정부와 지자체의 해결 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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