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 가상자산 법정화폐 지정 국가 엘살바도르 "매일 비트코인 하나씩 구매"
- 손실액 무려 913억 원... 총 투자액의 63%
전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중남미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이 앞으로도 계속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엘살바도르는 가상 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값이 폭락하면서 60%가 넘는 순손실을 보고 있다.
17일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내일부터 우리는 매일 비트코인 하나씩 구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한 이후 틈틈이 비트코인을 추가매수해 온 엘살바도르는 지금까지 총 11회에 걸쳐 1억 715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한화로 약 1,435억 원 어치이다. 현재 총 보유고는 2381 비트코인이다.
그러나 수익률은 최악이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의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엘살바도르는 투자액의 약 63%의 손해를 보고 있다. 손실액은 6,754만 달러로 약 913억 원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외국 송금이나 일상 용품 구매 등에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쓰도록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도입 1년을 맞아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에서 파악한 현황을 보면 비트코인 송금액은 전체 2% 미만 수준이었다.
엘살바도르의 전망은 앞으로도 어둡다. 가상자산 시장이 FTX 사태로 인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뱅크먼-프리드 전 CEO(최고경영자) 가 자동 삭제되는 대화 플랫폼을 사용한 탓에 중요한 회사 결정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경제 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최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FTX의 새 최고경영자(CEO) 존 J. 레이 3세는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 낸 파산보호 관련 문건에서 "내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레이 CEO는 지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관련 경험이 풍부한 레이 CEO마저 "여기처럼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가 전혀 없는 곳은 처음 본다"면서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태로운 시스템, 해외 당국의 잘못된 규제·감독부터 경험이 없고 세련되지 못한 데다 위험해 보이는 극소수 개인들의 손에 집중된 회사 통제권까지 상황은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직격했다. 또 레이 CEO가 제출한 문건에서는 뱅크먼-프리드 등 경영진이 FTX 붕괴 위기의 진원지였던 투자 계열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거액을 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도 뱅크먼-프리드를 공개 비난했다. 자오 CEO는 CNBC 인터뷰에서 "뱅크먼-프리드가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고객 돈을 유용한 것은 "사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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