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신규확진자 다시 7만 명대... 위중증도 2달 만에 최고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증가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후 2~3주 정도 시간을 두고 위중증·사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증상이 있어도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이른바 '숨은 감염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7만 2,873명으로 직전일(21일) 대비 4만 9,782명, 일주일 전(15일 7만 2,866명) 대비로는 7명 늘었다. 지난 9월 14일(9만 3,949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이어졌던 전주 대비 감소세도 멈춰섰다.
위중증 환자는 461명으로 나흘째 400명대를 기록했다. 이달 1일 288명이었던 위중증 환자가 200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하루 전인 21일에는 9월21일(494명) 이후 61일만에 가장 많은 위중증 환자가 집계됐다. 이날 하루 동안 보고된 코로나 사망자는 45명이었다. 최근 일주일간(16~22일) 사망자는 모두 363명, 하루 평균 51~52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더디게 증가하는데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 규모는 공식 집계보다 더 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무증상으로 지나갔거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아 공식 통계에서 빠진 숨은 확진자가 많다는 얘기다. 방역당국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감소한 데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아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코로나가 의심이 되는데도 확진을 안 받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고 있다"며 "검사를 강제할 수는 없고,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느는 것을 보고 역으로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가 매일 40~50명 계속 나오고 있으니 이전 유행 때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수 대비 사망 비율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이는 전반적으로 진단검사를 덜 받아서 일수도, 또는 3~4개월 전 접종한 백신의 중증예방 효과가 감소하면서 실제 중증도가 올라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방역당국이 지난 9월 말 발표한 '지역사회 기반 대표 표본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에선 검사대상자 중 19.5%, 5명 중 1명은 방역당국 통계에서는 빠진 숨은 감염자로 추정됐다. 당초 정부가 이번 재유행의 정점 규모를 약 18만~20만 명으로 예상했지만 진단검사를 회피하는 숨은 감염자가 많아 확진자 규모는 이보다 낮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현재까지 국민 2,600만 명 정도가 코로나에 감염됐고,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도 통상 1,000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며 "최근 신규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정부가 예측한 하루 20만 명 수준까지 급증하긴 보단 10만 명 내외에서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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