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입었다는 ‘아재패션’ 2030 중심으로 아웃도어 시장 반등

- 코로나 이전 2조원 규모까지 줄었다 올해 6조원대 반등
- 캠핑 등 야외활등 수요 늘며 부활... ‘아재 패션’에 기능성과 디자인까지 더해

몇 년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아웃도어 패션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사태이전 이미 2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시장 규모는 올해 6조원대로 다시 커질 전망이다. 등산이나 캠핑할 때만 입는 ‘아재 패션’이 아니라 일상복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스타일을 더하면서다.


▲ 이 회장이 입으며 유행세를 탄 아크테릭스 패딩ㅣ출처 아크테릭스 패딩

특히 패션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2030세대에서 ‘고프코어룩(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과 개성있게 믹스매치해 입는 것을 뜻함)’이 유행하며 아웃도어 시장이 더 활기를 띄고 있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올해 9월말까지 누적 매출 3,8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8% 급증한 규모다. 노스페이스 측은 “코로나19 환경 등으로 인한 시장 위축 상황에도 기능성 제품을 비롯한 눕시 다운 재킷과 빅샷 백팩 등 브랜드 헤리티지 제품을 통해 매출 및 이익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웃도어브랜드 디스커버리는 올해 매출로 5,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올해 매출로 전년 대비 130% 증가한 3,000억원대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며 패딩을 찾는 수요가 더 늘고 있다”며 “아웃도어 업체가 가진 고유의 기술력에 디자인과 색상 등 스타일에 힘을 준 결과 과거 아재 패션이라 여겼던 아웃도어 의류가 젊은 층에도 어필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7조원까지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각종 브랜드가 난립하며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인 탓에 2020년에 2조 3,88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젊은 층 사이에서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아웃도어 패션이 제2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특히 국내 브랜드뿐 아니라 해외 고가 브랜드로도 수요가 쏠리고 있다. ‘이재용 패딩’으로도 유명세를 탄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나 프랑스 브랜드 살로몬 등이 대표적이다. 아크테릭스는 지난 2019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며 ‘이재용 패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100만원을 넘는 고가임에도 2030대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입었을 당시 만해도 고가여서 반짝 인기로 끝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백화점 등 유통채널에서 러브콜을 보내며 매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테릭스를 운영하는 넬슨스포츠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501억원, 영업이익은 80% 증가한 113억원을 기록했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살로몬 역시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살로몬은 지난 2013년 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판권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왔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살로몬 아웃도어 재킷을 입고 신입사원 교육 캠프에 등장, 브랜드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2년 만에 국내에서 철수했다. 그러다가 야외활동 붐을 타고 아머스포츠코리아에서 살로몬을 직접 전개하며 인기를 다시 끌고 있다. 일례로 살로몬의 등산화 ‘XT-6 익스펜스’는 최근 발매 일주일 만에 상품 페이지 조회수가 4만건을 넘기며 무신사 스토어 랭킹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친환경 행보 2030세대 사이 관심이 높다.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이번 회계연도(2021년 5월~2022년 4월) 매출은 633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 프리미엄 패딩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웃도어 패딩에 다시 소비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등산, 캠핑 뿐 아니라 낚시 등으로 야외활동 저변이 확대되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올해 말 6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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