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UAE 거쳐 세르비아 체류 확인... 수사 공조요청
- 여권 무효화로 입출국기록 없어 주변국으로 피신 가능성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수사 선상에 오른 권도형(31)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근 세르비아로 이동한 것으로파악됐다. 검찰 수사 직전 싱가포르로 출국한 권 대표가 여러 차례 은신처를 바꾼 도피를 이어가면서 송환에 차질이 예상된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권 대표는 지난달 세르비아로 체류지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세르비아 정부에 수사 공조 요청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권 대표의 여권이 이미 무효화 돼 공식 출입국 기록이 없는 만큼 이미 세르비아를 떠나 인접국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4월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9월 초 권 대표는 싱가포르를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머물렀고, 이번에 다시 세르비아로 이동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지난 4월 권 대표가 한국을 떠나자 공소시효를 정지시킨 상태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형사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했다고 판단될 경우 공소시효를 정지할 수 있다.
검찰은 앞서 권 대표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950억 원을 두 차례에 걸쳐 동결했다.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립한 신현성(37)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지만 지난 3일 기각됐다.
권 대표는 한국을 떠난 후 SNS나 외신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를 비판해왔다. 권 대표 측은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입장문을 보내 "루나 사건이 매우 정치화됐으며, 한국 검사들이 불공정한 수사로 한국법에 보장된 기본권조차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는 증권에 해당되지 않아 자본시장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한국 검찰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증권의 법적 정의를 확대 해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미 말했듯 숨으려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산책도 하고 쇼핑몰도 간다"며 도피 의혹을 부인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자 권 대표는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며 태연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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