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호선 삼각지역서 시위대와 서울교통공사·경찰 대치
- 어제 무정차 통과·오늘 출입문 봉쇄 강경 대응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출퇴근 지하철 승하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14일 무정차 통과를 실시한 것에 이어 15일에는 경찰과 함께 시위 저지를 위해 열차의 출입구를 막아서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측은 이날 오전 9시 2분께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저지하고자 진접 방면 상행선 열차의 출입문을 막아섰다. 전장연은 해당 열차의 1호 칸과 2호 칸에 탑승할 계획이었다. 공사 측은 당초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열차 운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무정차 통과 대신 장애인 시위대가 열차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그러자 시위대 측에서는 "못 들어가게 할 거냐?" "이래도 되는 거냐?" 등으로 항의했다. 열차 안에 탑승하고 있던 일부 시민도 "(시위대를) 왜 못 타게 하냐?" "막아서도 되는 거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다른 시민은 "좀 내립시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대치 상황으로 지하철 운행은 삼각지역에서 3분가량 지연됐다. 열차가 출발하지 않자 공사 측 직원들과 경찰은 "빨리 출발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당역에서 서울역까지 해당 열차를 이용한 한 시민은 "모든 역마다 2~3분가량 멈춰 서는 바람에 도착 시간이 20분 정도 지연됐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SNS에 무정차와 관련해 "무정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는 혐오정치 수단에 불과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한 전장연 SNS 댓글에는 "무정차해도 평소보다 30분 지각했다. 일반인이 지하철 운행 지연시키면 바로 끌려갈 텐데" "시민 호응을 얻을 방법을 찾아야지, 왜 반대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을까" "시민들 그만 괴롭혀라" 등 입장을 보였다.
반면 "입장을 바꿔서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았으면 저렇게 할지 생각해 보시길" "여러분들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제발 출근 시간만 피해달라" "응원한다" 등 반대 반응도 나왔다.
한편, 이날 전장연 시위는 당초 8시부터 예정되어 있었으나 다른 장애인 단체가 이들을 막아서며 40여분 지연돼 8시 40분부터 시작되기도 했다.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 회원 10여 명은 삼각지역에 진입하는 전장연 회원들을 막아서고 “이런 방식의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오히려 나쁘게 한다”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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