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 사원 건설장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 행사 논란

- 사원 공사장 앞에서 “이슬람 사원 안 된다”며 반대 시위 일환
- ‘무슬림 금기’인 돼지고기 구워먹은 반대 주민... 경북대 학생, 대자보 통해 비판
- 기자회견 도중 해당 대학생들과 주민간 실랑이 벌어지기도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사원 공사 현장에서 통돼지 바비큐 행사를 개최에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금기시해 먹지 않는 것을 이용한 반대 시위에 일부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반대 주민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 출처 : 매일신문

대구시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의 반대하는 주민들이 구성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5일 사원 건립 부지 앞에서 바비큐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바비큐 전문업체를 불러 성인 40~50명이 먹을 수 있는 50kg 무게의 통돼지를 숯불에 구웠다.

무슬림들에게 돼지고기는 ‘죄악’으로 이날 비대위가 조리된 바비큐를 먹기 시작하자 무슬림들은 애써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무아즈 리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주민들이 행사를 열어도 무슬림들이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행사에 앞서 경북대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파키스탄 유학생 A(30) 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이슬람 사원 건축을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치우려던 주민의 팔을 밀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자회견 중에 경북대 재학생 B(20) 씨 등 2명이 비대위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하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사원 문제는 '돼지고기가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주민들이 공사장 인근에 돼지머리를 걸어놓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행위는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롱"이라며 "대현동 이웃들의 불안과 편견을 이해하지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비대위와 건축주 간의 충돌을 우려한 북부경찰서는 신속대응팀 1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다행히 대자보로 인한 언쟁 외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북구 이슬람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2020년 무슬림들이 건립을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사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고, 북구청은 주민의 의견을 받아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건축주 측은 북구청을 상대로 '공사중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나왔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 속에 사원 건립은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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