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들이 근무시간에 어린 원생을 데리고 술집에 방문해 술을 마신 것으로 들어나 부모가 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이 SNS 등 알려지며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맞벌이 부모인 A씨는 지난달 27일 황당하다 못해 격분하는 일이 있었다. 오후 5시 47분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은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문자에는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을 나왔고, 어린이집 근처에 있을테니 도착하면 연락을 달라는 것이다.

A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오후 6시 40분쯤 어린이집 쪽으로 아이를 데릴러 갔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근처에 있겠다던 원장과 어린이집 선생 5명이 방문한 곳은 다름 아닌 ‘술집’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린이집 근처 술집에서 생맥주와 치킨을 먹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A씨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운영하는 연장반에 등록되어 있고, 연장반은 오후 7시 30분까지 어린이집에 있어야 한다.

A씨는 이후 원장에게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변명 뿐인데다,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에 격분했다. 이에 A씨는 사건의 전말을 구청과 경찰에 신고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시했다.

구청 측은 “현장 조사에 나설 방침이며, 일단 어린이집에서 선생들이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복무 규정을 위반했고, 영유아보호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른 추가 처벌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법규위반이 확인되면 보조금 환수, 운영정지, 자격정지, 과징금 처분, 시정명령 등의 행정 처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찰도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글이 게시된 육아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용자들이 분노하며 ‘올해 들은 얘기 중 가장 충격’, ‘문제의 어린이집을 공론화해야’, ‘술취하면 어쩌려고’ 등 비판적인 글을 올리며 A씨의 감정에 공감했다.

이후 A씨는 30일 추가 글을 게시하며 추후 상황을 알렸다. A씨는 “문제의 어린이집은 그만 다니기로 했고, 다니던 직장 측에 사정을 설명해 휴직하면서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다”며 “맞벌이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사회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보육시설 선생님들이 고생하시는 것은 알지만 책임감 있는 자세로 아이들을 돌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제의 어린이집 원장은 “연말이기에 선생님들하고 치킨을 먹고 오려고 했는데 아이 어머님께서 술잔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으셨던 것 같다. 보육실을 떠난 것 자체가 문제였고, 어머님께 사과도 드렸지만 기분이 풀리시지 않으신 것 같다”며 “아이도 치킨을 잘 먹었는데 반전이 일어나 당황스럽다”고 말해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