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대 병원 인턴 모집 ‘초과’... 자존심 지킨 세브란스

- 23년도 인턴 전기모집 현황 분석... 길·경상대 등 일부 미달
- NMC·중앙보훈병원 과다 경쟁 지속... 후기모집 병원간 양극화 우려도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인턴 전기모집의 정원이 초과되어 과다 경쟁 양상이 발생했다. 후기모집에서는 더욱 박빙의 혈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인턴 모집 미달로 자존심을 구겼던 세브란스병원은 수련환경을 개선하면서 정원을 초과해 자존심을 되찾았다.


▲ 출처 : 조선일보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27일 오후 5시 마감된 인턴 전기모집의 주요 42개 수련병원 원서접수 현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

우선 젊은 의사들은 빅5라고 불리는 병원에 집중 지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227명 정원에 238명이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대병원(172명 정원/190명 지원), 삼성서울병원(125명 정원/130명 지원), 서울아산병원(111명 정원/133명 지원) 등에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인턴 모집 미달 사태를 겪으며 망신을 당했던 세브란스병원도 올해 155명 정원에 169명이 지원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았다. 세브란스병원은 그동안 의료원장과 병원장을 중심으로 수련교육 개선 TF팀을 구성해 인턴 처우개선과 복지향상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고려대의료원은 102명 정원에 110명이 지원했으며, 경희대 병원(정원 68명)과 이대목동병원(정원 38명), 인하대병원(정원 43명)도 정원을 모두 채웠다.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공공병원이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난해 인턴 초과 사태를 빚은 국립중앙의료원(NMC)은 29명 정원에 42명이 지원했고, 중앙보훈병원도 30명 정원에 48명이 지원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공공병원들은 모교 중심의 대학병원과 달리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인턴 수련 강도가 세지 않다는 점이 많은 젊은 의사들의 발길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국제성모병원은 19명 정원에 20명이 지원했으며, 아주대병원 58명 정원에 63명 지원, 강원대병원 역시 26명 정원에 26명이 지원하며 정원을 채웠다. 일산 백병원도 26명 정원임에도 30명이 지원하며 초과 지원 성과를 이뤘다.

한림대의료원으로 대표되는 한림대성심병원은 35명 정원에 36명, 동탄성심병원은 28명 정원에 28명, 강남성심병원은 23명 정원에 24명, 춘천성심병원은 12명 정원에 12명 등이 각각 지원해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가천대 길병원은 54명 정원에 51명 지원으로 인턴 미달 사태를 낳았다. 지난해 정원 초과와 다른 결과를 놓고 가천의대 졸업생 감소와 함께 전공의 부족에 따른 소아병동 일시 폐쇄 등 일련의 사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지방 대학병원 대다수도 인턴 정원을 채웠다. 제주대병원은 20명 정원에 25명이 지원했으며, 충남대병원은 63명 정원에 66명, 단국대병원은 33명 정원에 33명, 순천향대천안병원은 33명 정원에 36명, 충북대병원은 34명 정원에 38명 지원으로 인턴 가뭄 위기를 넘겼다.

경북대병원은 85명 정원에 85명, 영남대병원은 42명 정원에 42명, 부산대병원은 55명 정원에 64명, 울산대병원은 29명 정원에 30명, 삼성창원병원은 23명 정원에 23명 등의 지원자를 확보했다.

광주기독병원은 17명 정원에 17명, 전남대병원은 94명 정원에 96명, 조선대병원은 32명 정원에 33명, 예수병원은 19명 정원에 22명, 원광대병원은 32명 정원에 36명 그리고 전북대병원은 53명 정원에 58명 등 지원 경쟁의 희소식을 전했다.

이와 달리 건양대병원은 33명 정원에 30명 지원, 계명대동산병원은 47명 정원에 44명 지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34명 정원에 23명 지원, 경상대병원은 40명 정원에 34명 지원 등 인턴 미달로 자존심을 구겼다.

수도권 수련병원 병원장은 "젊은 의사들이 병원별 수련교육 질과 처우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 같다. 선배 전공의들의 입소문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턴 1년은 의사 인생을 좌우할 진료과를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수련병원 선택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학병원 관계자는 "원서접수 전날까지 미달로 걱정했는데 접수 마감 당일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젊은 의사들이 막판까지 눈치싸움을 벌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전기모집 과다경쟁은 다음주 인턴 후기모집 수련병원들의 경쟁과 미달이라는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소병원 중심의 후기모집은 2월 3일 오후 5시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23년도 인턴 정원을 전기모집과 후기모집을 합쳐 총 325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추가모집은 후기모집 종료 후 추후 공고된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