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이르면 4월 방류할 듯

- 잠정조치 신청 준비도 의지도 없어
- 선박 평형수 관리로 해역 침투 막고 양식장 등 어민 보호책 마련해야

지난 1월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올해 봄에서 여름 사이에 해양 방류가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도쿄 전력의 방류시설 완공 시점에 따라서 변동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르면 4월부터는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할 것으로 보인다.


▲ 후쿠시마 오염수 ㅣ 출처 : 로이터통신

지구에 문명이 생긴 이래 원전 사고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염수 방류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체르노빌 원전사고(1986년)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분류한 역대 두 번째의 최대규모(7등급) 사고이기도 하다.

‘안전하다’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오염수 방류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와 이른바 ‘피폭 생선’으로 상징되는 먹거리 안전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류를 막을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방류 이후를 위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1년 3월 12일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서 폭발을 일으킨 원자로는 1호기, 3호기, 4호기 등 3개다 이들 원자로에서는 폭발사고로 녹아내린 뒤 굳은 연료가 그대로 남아있다. 고열의 연료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계속해서 공급하고 있고, 연료와 접촉한 냉각수와 원자로 건물 등을 타고 내린 빗물, 지하수까지 섞이면서 세슘, 스트론튬, 코발트, 트리튬 등 인체에 치명적인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오염수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고 직후인 2011년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그대로 바다에 방류해 큰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3년에도 후쿠시마 앞바다로 오염수를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고,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자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하기도 했다.

일본은 이후 철제 저장탱크를 만들어 오염수를 보관했다. 그러나 2014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470t의 오염수가 발생했고, 2018년에 이르자 일본은 “저장 탱크 용량이 곧 한계에 달할 것”이라며 다시 해양 방류를 위한 전초작업을 시작했다.

2019년 12월에는 일본 경제산업성 오염수처리대책위원회가 오염수 처리 방법으로 ‘해양 방류’를 제시했고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공식 확정했다. 일본 정부는 “2023년부터 30년간 바다에 순차적으로 방류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르면 올 4월부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꾸준히 제기된 오염수 처리 문제에도 정부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비단 현 정부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13년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은 오염수 문제에 대한 충돌이라기 보다는 무역분쟁에 가까웠다.

법조계는 국제해양재판소에 긴급잠정조치 신청을 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설명한다.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법부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는 “잠정조치를 신청하려면 우리 정부가 그동안 오염수 관련 연구와 평가의 축적, 일본의 방류법에 대한 과학적 문제제기 등을 수집해 제출해야 하는데 자료 준비도 안 됐고 할 의지도 없어보인다”며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잠정조치 신청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막상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잠정조치 신청을 안 한 것을 두고 전·현 정권 간 “네 탓” 공방이 벌어지리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송 변호사는 현재 민변, 그린피스 등 국내외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IAEA에 보낼 공개서한을 준비 중이다.

오염수 관련 정부 태스크포스(TF)를 주관하는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오염수에 핵종이나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섞여 방류되면 안 된다는 게 정부 기조”라며 “오염수 방류가 수산물 식품 안전이나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 등을 정부 차원에서 계속 점검 중이고 2월 중 오염수 방류에 따른 해류 흐름 관련 시뮬레이션 결과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방류 방법은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정화한 뒤 바다에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오염수가 인체나 해양생태계에 무해한 “처리수”(일본 정부)가 된다는 주장이다. 후쿠시마 원전 다행종제거시설(ALPS)로도 처리되지 않는 삼중수소는 대량의 바닷물에 희석해 방류하게 된다. 현재 계획된 방류량은 저장탱크에 모인 125만t이지만 최종 폐로가 될 때까지 오염수가 얼마가 더 방류될지 알 수 없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이상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오염수 방류가 해양생태계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염수 방류와 해류의 움직임과 관련된 그간의 연구들을 보면 방류 후 짧게는 6개월 이후부터, 길게는 4~5년 이후에 오염수가 국내 바다에 흘러든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당장 시급한 것은 선박의 평형수 문제”라며 “현재 조사 방식을 변경해 미야기현 등 후쿠시마 인근 해역에서 입항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평형수 전수조사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오염수가 곧바로 우리 해역으로 침투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소비 감소로 인한 어민 피해, 오염수 침투로 인한 남해안 등지의 양식장 피해 등이 예상되므로 어민소득 보전 정책 등도 마련해야 한다”며 “오염수 방류가 계속될 것이므로 일본 정부에 끊임없이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중요한 정보를 확보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정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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