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우원 “사죄 기회 주신 국민께 감사하고 민폐 끼쳐드려 죄송하다”
- “죄를 보여드렸다” 마약 혐의 인정... 경찰, 엑스터시 등 불법 마약 투약 혐의 조사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폭로하고 자신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사실을 언급하며 실제로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귀국해 체포됐다.
2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씨의 신병을 확보해 서울청 마포청사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86편을 타고 귀국했다. 범죄인 인도조약 등 강제적인 절차에 의한 귀국은 아니며, 본인 의지로 체포를 무릅쓰고 귀국했다.
전씨는 체포 직후 기자들에게 “마음을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축복 받은 것 같다”며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입국 절차를 마친 뒤에도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민폐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수사를 성실히 받고 나와 5·18 단체와 유가족, 피해자분께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사과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죄인이기 때문”이라며 “제 삶이 소중한만큼 모든 사람의 삶이 소중하고, 저는 여기 살아있지만 그 분들은 여기 안계시니까 제게도 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지난 26일 SNS에 항공편 예매내역을 올리고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기념 문화센터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폭로과 귀국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저를 미치광으로 몰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으로 오지 말라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등 갖가지 반응”이라고 전했다.
전씨는 “유튜브 라이브 송출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보여드렸다”면서 “미국에서 마약을 사용한 병원 기록도 있으니 확인해보면 된다”고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를 시인했다. 전날 법원에서 체포영장과 신체 압수수색영장을 사전에 발부받은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자신들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주장에 대해 진위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경찰은 마약 검사와 신문 결과를 종합해 체포 시한이 만료되기 전 전씨를 구속수사할지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전씨는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사범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전씨는 당시 "이게 MDMA라는 약입니다. 엑스터시예요. 이건 DMT라는 겁니다. 이것도 할 거예요"라고 말한 뒤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물과 함께 잇달아 들이켰다. MDMA(메틸렌 디옥시메탐페타민)는 일명 엑스터시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DMT(디메틸트립타민) 역시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류다.
그러면서 "이거 해도 안 죽어요. 근데 검사했을 때 나와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다 할 거예요. 제가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지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닙니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거하고. 벌받아야 되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마약을 먹었습니다"라고 말한 뒤 "아 어지럽다. 어지럽습니다. 무서워요. 무섭습니다"라며 횡설수설했다.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출동하자 엄마를 찾기도 했다.
경찰은 이 방송과 발언 등을 토대로 전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한 뒤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했다.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에 체류하는 2명도 조사했다.
전씨에 따르면 가족들은 마약류 투약 혐의로 인한 처벌 가능성을 들어 한국행을 만류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사를 받겠다.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혜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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