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전 직원의 자녀가 이스타항공의 정규직 채용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자 회사 내부에 “비행기 못 뜨게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돌며 뒤늦게 합격 통보를 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2일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 심리로 열린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사건의 공판에서 이스타항공 전 청주지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사가 A씨에 “청주 공항 출장소 항공정보실에서 근무한 국토교통부 전 직원 B씨의 딸이 이스타항공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자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A씨는 “(이스타 항공 본사 관계자가) 유선상으로 그렇게 표현했다”고 답했다. 해당 답변 직후 검사는 재판부에에 A씨의 검찰 조사 기록도 함께 제시했다.

기록에는 “B씨의 딸이 지원했지만 결격사유로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자 클레임이 들어왔다고 한다”며 “인사담당자가 B씨의 딸을 빼고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자 다른 부서에서 ‘비행기 못 뜨게 만들었다, 난리가 났다’ 등의 반응이 나오자 뒤늦게 합격 통보를 했다는데 맞느냐”고 검사가 물은 질문이 적혀있었다.

이에 A씨는 ‘나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이스타항공 본사에) 전화해서 B씨의 딸이 서류 합격자 명단에 있는지 확인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B씨의 딸은 서류 전형에서 최초 탈락했었으나 정정되어 1,2차 면접 끝에 최종 합격해 채용됐다.

A씨는 “B씨의 자녀가 이스타항공에 지원했다는 말을 듣고 개인적인 친분 탓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B씨 자녀의 정보를 회사측에 전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에 앞서 법정에 출석해 증언했던 B씨는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이후 최종합격에 이르기까지 이스타 항공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부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B씨가 자녀 채용을 대가로 이스타항공 측에 항공기 이착륙 승인 순서와 시간, 활주로 접근 방향 등에 관한 편의를 제공한 정황을 파악하고 별도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류 전형과 면접 등 채용 절차에서 점수가 미달하는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채용하도록 인사담당자들을 압박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서류 합격 기준에 미달한 지원자를 통과하게 하고, 특정 지원자들은 무조건 합격시키도록 지시하는 등의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