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라이브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유튜버 임블리(본명 임지혜)가 결국 사망하면서 인터넷 방송인들의 ‘선 넘는 방송’ 실태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고인은 지난 11일 평소 친분이 있던 부천지역 방송인들과 함께 인터넷 방송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큰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BJ(인터넷 방송인)들의 자극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라이브 방송의 문화가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20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임 씨는 지난 11일 부천 인터넷방송인 연합인 ‘정신병즈’와 음주방송을 진행한 후 자택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그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지난 18일 숨졌다.

일명 ‘부천 헬파티’로 칭하는 해당 방송은 시청자들의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BJ들 간의 자극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방송에 참여한 시청자가 후원금 5만원을 내면 BJ가 술을 마시는 규칙이다. 그리고 후원금을 더 많이 받을수록 참여한 BJ간의 서열이 구분된다.

당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았던 A씨는 후원 순위의 우위와 임씨에 대한 악플을 이용해 그를 계속해서 자극했다. A씨는 울음을 터트린 임 씨에 “벽 보고 울어, 재수없으니까”, “애 팔지마”라며 선을 넘는 발언을 계속해서 내뱉었고, 비슷한 발언이 계속해서 이어져 두 사람 간의 갈등이 깊어졌지만 방송의 주최자 역할을 했던 B씨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즐기듯 방치했다.

같은 자리에 있단 다른 방송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자신을 위한 후원금을 요구하는 멘트를 할 뿐 두 사람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거나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 댓글창의 여론에 따라 임 씨를 함께 나무라거나 핀잔을 주기도 했고, 심지어는 성폭력으로 볼 소지가 있는 신체접촉, 발언도 서슴없이 행했다.

해당 방송에 참여한 BJ들은 대부분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 TV에서 방송을 하다 여러 문제를 일으켜 영구정지 조치를 받고 유튜브 등에서 계속해서 방송을 이어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과거부터 ‘엑셀방송’이라는 컨셉으로 인기를 끌던 방송 형태를 더욱 자극적인 음주 방송으로 변형시켜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엑셀방송은 BJ들의 이름을 엑셀에 정리하듯 나열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어 주최자 역할을 하는 유명 BJ가 게스트 BJ 여러명을 초대해 이들이 받은 후원금을 순위로 표시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싱이다. BJ들은 시청자들이 제시하는 미션을 수행하며 후원금을 받으며, 주최자는 방송 후 게스트 BJ들에게 방송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분배한다. 경쟁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방식 탓에 후원금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런 자극적인 경쟁으로 후원금을 유도하는 방식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인터넷 방송의 병폐로 지적되어 왔다.

인터넷 방송인 C씨는 “(후원금을 많이 받아 서열이 가장 높은) 1인자들은 말 그대로 다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많은 후원금을 받기 위해 성희롱과 인신공격도 일삼아 수치심을 안겨준다”며 “여기에 동료 방송인들도 자연스럽게 묻어가 함께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걸 당하는 임장에서는 엄청난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의 영혼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수준에 가깝다”며 “그럼에도 돈을 벌기 위해 정말 많이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을 위해 도를 넘은 인터넷 방송에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갈등을 일으켜서 후원을 늘리려고 서로를 더 욕하고 부추기는 BJ들은 이번 일로 반성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상대방에 과도한 비판과 선을 넘은 방송 행태를 바로잡을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적 비하발언과 욕설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방송으로 후원을 유도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번 기회에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하고 잇다.

한편, 남양주남부경찰서는 당시 음주방송에 참여했던 BJ들을 모두 소환해 임씨의 사망 경위와 이들의 범죄 혐의점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