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구 열겠다며 ‘다같이 죽자’ 난동... 마약 투약 혐의도 확인
- 취재진 앞에서 스스로 마스크 벗고 ‘얼굴 공개’
필리핀 세부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겠다고 난동을 피우던 10대 남성이 마약 투약 혐의가 추가되면서 경찰에 구속됐다.
당초 여객기에서 소란을 부린 혐의만 알려져 항공보안법 위반 사실만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돼 구속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객기에 구명조끼가 몇 개 있었냐”, “비상문을 열면 승무원들이 모두 해고되는 거냐” 등의 질문을 하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군이 마약 등 약물 투여를 했을 가능성을 보고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했고, 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명확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는 A군은 처음엔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가 곧바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군은 영장실질검사에 출석하면서도 “비상문을 왜 열려고 했느냐”, “위험한 줄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민국 권력층에게서 공격받는 느낌이었다”는 다소 문맥과 맞지 않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A씨는 이날 호송차에 내려 취재진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는 스스로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스스로 공개했다.
경찰은 마약 투약의 종류와 횟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동의를 받아 소변 검사를 실시했고, 미세하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일단 구속영장에 향정 혐의를 추가했으며, 국과수의 정밀검사 결과를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군은 지난 19일 오전 5시 30분경 승객 180여명을 태운 채로 필리핀 세부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탑승해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저지당했다. 그는 이륙 1시간 직후부터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고, 승무원에게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승무원이 일반 좌석보다 더 여유 공간이 많은 문과 떨어진 앞쪽 자리로 자리를 변경해줬지만 이후에 그는 여객기 바상문을 열려고 하다 승객 4명과 승무원에게 제압당했다. 조사 결과 고등학교를 중퇴한 A군은 혼자 세부에서 한 달가량 체류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정신과 치료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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