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동안 젓갈·참치캔 등 절도... “당장 쓸 돈이 없어... 죄송하다”
- 해당 관할 경찰서, 지역 방문 봉사 실시... “고령 국가유공자 돌봄 절실”
6·25 전쟁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국가유공자가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훔치다 붙잡힌 것이 알려지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금정구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절도 혐의로 8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1달이 넘는 시간동안 금정구의 한 소형마트에서 수차례 젓갈과 참치캔, 참기름 등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절도 행각은 수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총 피해금액은 약 8만 원에 이른다. 마트 물건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수상히 여긴 마트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A씨의 범행 장면을 확인하고 검거했다.
A씨는 “반찬거리를 사야하는데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부족해 물건을 훔쳤다”며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단순 생계형 절도범으로 보고 신원을 파악하던 경찰은 A씨가 6·25 전쟁에 참전한 용사이며 국가유공자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A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여러 일을 하다가 30년간 선원으로 정착해 생계를 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벌었던 돈은 가족들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고, 수중에 남은 돈을 모두 털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 전세금으로 사용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씨가 받고 있는 국가 유공자 수당을 포함한 지원금은 60만 원 남짓으로 별다른 직업이 없는 A씨가 생활하기엔 빠듯한 수준이었다. A씨는 현재 남은 가족과도 연락이 뜸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사건이 경미하고 생활 형편과 국가 유공자 등 여러 사실을 고려해 A씨에 대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경찰서는 국가에 목숨을 바쳐 헌신했음에도 생활고를 겪고 있는 국가 유공자가 많을 것으로 인식하고 관련 봉사에 나섰다.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2주동안 부산지방보훈청에 협조를 구해 부산진구 내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 중 80세 이상 독거 노인 15가구를 방문했다.
경찰이 방문한 국가유공자들 상당수가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홀로 거주해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전포동에 거주하는 한 국가유공자는 다리에 총상을 입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고, 아내마저 지병으로 일어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골목에 위치한 주택가라 학생들이 때때로 담배꽁초를 집 앞에 모아 버리기도 하는 등 범죄 환경에 노출된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찰은 국가유공자들 주거지 주위 방범 진단과 범죄 노출 환경을 파악해 예방에 나섰다. 절도와 보이스피싱 등 범죄 예방 교육도 함께 진행하며 이들에게 감사 인사와 선물도 전달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국가유공자들이 ‘적적했는데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오히려 경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며 “고령인 국가유공자에 대한 돌봄과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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