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법은 저지 못한 비대위, ‘절반의 성공’ 평가 속 해단

- 박명하 비대위원장 “외줄 타기 상황 속 전략적 선택...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
- ‘미완’ 면허취소법, 서울시의사회 차원에서 계속 해결 노력

지난 4개월 여간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법률안 재정안)’ 저지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워온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50%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서 해단했다.



비대위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궐기대회가 열리고, 지도부가 단식, 철야 투쟁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투쟁에 나섰으나 결과적으로만 보면 간호법을 막은 것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였다. 당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될 때에도 비대위가 대통령실 선택에만 기대고 있다는 의료계 내부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간호법 저지에만 지나치게 치중해 면허취소법 저지에는 소홀해 결국 법안이 통과됐다고도 지적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명하 비대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동시에 두가지 법안을 대응하는 상황 속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의협 용산회관에서 진행된 해단식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두가지 법안 폐기를 모두 놓칠 수 있는 위험성을 처음부터 고려해야 했다”며 “간호법은 당장 피해는 적어도 통과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난 수준의 문제였다. 상대적으로 더 험난한 싸움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해단식 전에도 “개인적으로도 아쉽고 회원들의 실망스러운 마음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비대위는 두 법안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고 회원들에 이해를 구했다.

비대위 활동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치적 역학 관계는 물론 의료계안팎의 사정까지 모두 고려해 투쟁 수위를 조율해야 하는 ‘외줄타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안 통과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야당을 상대하며 “여당, 대통령실과 관계도 고려해야만 했다. 의료계 역량을 가늠하면서 투쟁 수위를 설정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였다”며 “대한간호협회가 펼친 강자와 약자의 프레임, 비대위 출범 이전 이미 형성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관계도 생각해야 했다”고 복잡했던 이해관계를 설명했다.

또, 내년 의협 회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도 “처신하기 더 조심스러웠다”며 털어놓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음 선거에서 도움을 얻고자 비대위원장에 출마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이번 기회를 이용하라는 조언에도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인 면허취소법이라는 ‘미완의 과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의사회장으로 돌아가 해결하게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의협에게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의료 문제 등 더 중대한 의료 현안이 산적한 만큼 서울시의사회가 면허취소법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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