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논란 끝에 통과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전격 시행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예산 집행에 집중하는 모양새인 반면 병원계에서는 시행규칙과 일정까지 내놓은 가운데 여전히 CCTV 설치 의무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병원계가 요구하고 있는 관련 수가 신설에 대해서 복지부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해 간격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반드시 CCTV를 설치해야 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해당 영상을 요청할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해 공유해야 한다. 다만, 수술이 지체되면 위험한 응급수술이나 생명 보존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위험도 높은 수술의 경우에는 촬영하지 않아도 된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박미라 과장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의 진행 현황에 대해 “지금은 수술실 CCTV 설치 지원금 집행에 집중하고 있다. 지자체와 50대50 매칭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청 지자체에 국고보조금을 내려보내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과장은 “현재 전체 설치 대상 의료기관 중 몇 개의 의료기관이 CCTV 설치를 완료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 1,436개소에 대해서는 수술실 CCTV 설치 비용을 국비와 지방비로 각각 25%씩 총 50% 지원한다. 이에 사용되는 복지부의 예산은 37억 7000만 원이다.

다만 박 과장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시행되는 의료기관들이 실제로 CCTV를 설치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박 과장은 “지금은 9월 이후 전체 의료기관의 수술실 CCTV 설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 없지만 9월 의무화 시행 이후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체 의료기관 설치여부를 조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법안이 확정되어 세부 규정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계에서는 여전히 법안 자체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송채잔 상근부회장은 “(가칭) 의료기관정보안전관리 수가 신설이나 CCTV 설치와 운영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을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양 측이 기대하는 보안 수준과도 비용은 연관되어 있는 만큼 의견차가 조금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금액 이상으로 예산확보가 안 돼서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병협 입장에서는 지금도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지부는 이미 수술실 CCTV 관련 수가의 신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해당 내용에 대한 검토는 없다”고 선을 그어 관련 비용 지원에 관한 양측의 간격이 좁아지기는 쉽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