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2명을 유기했다가 적발된 것을 계기로 경찰이 대대적으로 출생 기록은 있지만 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아동’에 대한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목포에서 생후 2일 만에 아이를 암매장한 친모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영아학대치사 등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10월 29일 전남 광양의 한 주택에서 자신의 아들이 숨지자 집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들을 암매장한 2017년 광주지역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미혼모였던 A씨는 목포시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하고 이틀 뒤 함께 퇴원했으며, 택시를 타고 친정 어머니가 사는 광양으로 향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사망한 이유에 대해 “오후에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킨 뒤 아들을 두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며 “아이가 숨지자 특별한 장례절차 없이 야산에 묻었고, 당시 홀로 사는 친정어머니가 출근했던 상황이라 집에는 자신과 아들만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아이의 사망을 확신한 진술 등을 토대로 시체유기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A씨에게 적용했다. 숨을 쉬지 않는 아들을 신고하지 않고 곧바로 야산에 묻은 점도 근거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A씨의 범행은 지자체 수사 의뢰로 드러났다. 해당 지자체는 의료기관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누락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과정에서 전화를 받지 않는 A씨의 행방을 수소문해 A씨와 겨우 연락이 닿았던 A씨는 지자체에 “시어머니에게 맡겼다”고 진술했으나 시어머니는 출산 자체도 알고 있지 못했다.

이에 지자체는 지난 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A씨는 지난 10일 경찰에 출석해 관련 조사를 받던 도중 자신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전남경찰청 여청수사대는 이날 목포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A씨가 지목한 전남 광양시 한 야산에 과학수사관과 여청수사관 등 18명을 투입해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시신을 발굴한 다음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